▲ 한국지엠 부평공장 전경.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한국지엠 부평공장 전경.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지엠이 노사 갈등과 사장 사임, 산업은행 지분 매각 추진설 등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였다.

최근 3년간 지속된 적자와 실적 부진, 생산량 감소 등이 이번 노사 갈등과 맞물리면서 글로벌지엠이 진행 중인 한국지엠 재편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1천800여 명 규모의 정리해고가 진행된 1999년 ‘대우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느냐는 불안한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한국지엠 등에 따르면 노사는 올해 13차에 걸친 임금 협상에서 이날 현재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가 ‘임금협약의 해’이지만 임금 협상과 단체협약을 동시에 벌이는 사실상 ‘임단협’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노조의 핵심 요구는 임금 인상이 아닌 고용 안정을 위한 공장별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사측이 제시하라는 것이다. 한국지엠의 내수와 수출실적이 모두 부진하면서 각 공장별로 생산량 축소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이유다.

한국지엠은 부평(1·2)·군산·창원공장에서 완성차 90만여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한국지엠의 수출물량은 2013년 63만여 대에서 지난해 41만여 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올해 상반기 총 판매실적도 27만8천998대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감소했다. 지난해까지 누적 순손실액만 2조여 원에 이른다.

임금 협상 테이블에서 노조가 공장별 생산물량 확보와 신차종 개발 및 생산라인 도입을 통한 고용 안정을 요구하는 이유다.

노조는 또 글로벌지엠의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 산업은행의 한국지엠 지분(17.02%) 매각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측은 임금 교섭 외에 노조가 요구하는 회사의 미래 전략 방안을 한국지엠이 단독적으로 이끌어 내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글로벌지엠이 현재 한국지엠의 사업을 ‘재편’하고 있어 각 공장별 계획이나 생산일정 등은 ‘안갯속’ 형국이라는 설명이다. 노조의 임금 관련 요구를 최대한 수용해 갈등을 봉합하고,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교섭은 차후 노사발전위원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협의하자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지엠과 이해관계에 있는 산업은행을 비롯한 주주단, 2천300여 개 사의 협력업체, 판매상, 고객, 글로벌지엠, 지역사회 등에 이 모든 불안 요소가 전달되고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와 있다"며 "현재의 상황이 글로벌지엠의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라고 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해야 할 일과 노조가 해야 할 일이 앞뒤가 바뀐 상황"이라며 "글로벌지엠의 사업 개편에 고용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미래 전략을 제시하는 데 사측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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