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시 서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2세 유아가 장난감을 삼켜 질식한 사고를 두고 서구를 포함한 서북부 지역에 권역응급의료센터 설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시 유아는 인근 병원이 아닌 11㎞나 떨어진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됐다. 이후 뇌사에 빠져 8일 동안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했다.

사고가 발생한 어린이집의 인근 병원은 응급실에서 모든 응급진료가 이뤄지지 않는 ‘지역응급의료센터’였다.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인력, 시설, 장비에서 차이가 있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소아응급전담의가 기본 인력 구성에 포함되며 24시간 상주해야 한다. 서구 지역은 모든 응급의료에 대처할 수 있는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없어 설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인천 지역 내 권역응급의료센터는 남동구 소재 길병원과 남구의 인하대병원 등 2곳이 운영 중이다. 이 두 병원은 지리적으로 인천의 남쪽에 치우쳐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권역응급의료센터 추가 확대 지정을 발표했다. 시도 위주의 배치에서 생활권으로 전환해 응급의료 전달과 접근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방침에도 인천 서북부 지역은 아직도 모든 응급진료 접근성에 있어서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인천은 인구 300만 명을 넘어섰으며, 그 중에서도 서구 지역의 인구유입률은 최근 5년간 13.8% 늘어나 50만 명을 돌파했다. 서구에는 ‘인천가정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에 따라 가정·신현·원창동 일원에 총 9천660가구가 올해 10월부터 입주를 앞두고 있다.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과 ‘인천시 제2청사’ 건립도 곧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때문에 인구의 빠른 증가가 예상되는 서구 지역에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서구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서구 지역의 특성을 감안해 2015년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신청했지만 아쉽게도 탈락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신생 대학병원은 정부의 인턴·레지던트 수급 억제 정책에 따라 필요 인력을 받지 못해 응급의료 지원 등에 한계가 있다"며 "전공의 공급 확대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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