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퀘리(세계랭킹 28위·미국·오른쪽)가 데뷔 첫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3천160만 파운드·약 463억 원) 4강행을 확정했다. 퀘리는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8일째 남자단식 8강전에서 앤디 머리(1위·영국·왼쪽)에 3-2(3-6 6-4 6-7<4-7> 6-1 6-1) 역전승을 거뒀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한 퀘리는 지난해 윔블던 8강으로 자신의 최고 성적을 거둔 데 이어 올해는 4강까지 진출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여 줬다. 올해 프랑스오픈 1회전에서 정현(56위·삼성증권 후원)에게 패했던 퀘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까지 확정했다.

1세트에서 연달아 실수를 범하며 3-6으로 밀린 퀘리는 2세트 강력한 서비스를 앞세워 6-4로 분위기를 바꿨다. 최고 시속 214㎞까지 나온 퀘리의 강력한 서비스는 짧은 잔디 때문에 공의 속도가 빨라지는 윔블던 코트에서 엄청난 위력을 냈다. 그러나 퀘리는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기본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머리에게 세트를 내줬다. 1-1에서 마음이 앞선 나머지 평범한 스매시를 놓친 게 화근이었다.

4세트 들어 머리의 움직임이 둔해지기 시작했다. 골반 부상을 안고 이번 대회에 출전한 머리는 코트를 넓게 쓰는 특유의 플레이를 보여 주지 못했다. 퀘리는 빈틈을 놓치지 않고 머리를 몰아붙였다. 4세트를 6-1로 압도적으로 따냈고, 5세트 역시 6-1로 잡아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퀘리는 27개의 서브에이스를 잡아냈다. 머리와는 8번 맞붙어 1승7패로 절대 열세였지만 화끈하게 설욕했다. 퀘리는 3시간 30분 혈투 끝에 3-2(3-6 7-6<6> 7-5 5-7 6-1)로 승리한 마린 칠리치(6위·크로아티아)와 4강에서 만난다. 칠리치는 퀘리를 상대로 4전 전승을 거두고 있다.

올해 윔블던에서 ‘무실 세트’ 행진을 이어간 로저 페더러(5위·스위스)는 토마시 베르디흐(15위·체코)와 4강 혈투를 벌인다. 작년 프랑스오픈 이후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는 조코비치는 어깨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포기하며 부진 탈출에 실패했다. 머리와 조코비치의 탈락으로 올해 윔블던 남자단식 4강에서는 세계랭킹 1~4위가 모두 사라졌다. 2위 나달은 8강에서 뮐러에게 잡혔고, 3위 스탄 바브링카(스위스)는 1회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49위·러시아)에게 져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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