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예술고등학교가 내신을 학과별로 분리 산출하던 방식에서 통합 산출하는 방식으로 변경을 추진하며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실기 비중이 높았던 음악·무용과의 반발이 크다. 당장 대학 진학 등에 불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3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인천예고는 그동안 미술·음악·무용과 학생들의 내신을 학과별로 분리 산출해 왔다. 하지만 최근 교육부로부터 학생 평가와 관련해 훈령과 지침을 준수하라는 요청이 오자 학생들의 내신을 통합 산출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교육부 훈령(제195호)에 따른 학업성적 평가 및 관리 유의사항은 ‘성적 산출을 위한 수강자 수는 매 학기 말 성적 산출 시점을 기준으로 해당 과목을 수강한 학생 수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 같은 교육부 훈령을 따를 경우 인천예고 학생들은 국어·영어·수학 등 일반 과목은 모두 같은 교육과정을 배우기 때문에 내신에 있어서도 학과와 상관없이 통합 산출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학생 선발 과정에서 실기 비중이 훨씬 높았던 음악·무용과 학생들이 통합 산출 방식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음악·무용과 신입생 선발 기준은 내신 40%, 실기 60%다. 반면 미술과는 내신 60%, 실기 40%다.

음악·무용과 학부모들은 상대적으로 내신이 강한 미술과 학생과 경쟁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며 내신 산출 방식 변경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13일 오전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통합 산출 방식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까지 했다.

한 무용과 학부모는 이 자리에서 "갑자기 학기 중에 내신 산출 방식을 통합 산출로 바꾸려고 하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통합 산출 방식으로 변경을 추진한다는 소리에 마른하늘에서 날벼락을 맞은 기분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교육부에서 훈령을 따르라는 공문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내신을 분리 산출하는 예전 방식을 고수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내놨다.

인천예고 관계자는 "우리 학교 외에도 전국적으로 내신을 분리 산출하던 학교들에서 비슷한 혼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부모들이 주장하는 것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육부가 관련 공문까지 보낸 상황에서 훈령을 따르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mi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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