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GM 본사는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한국지엠은 아프리카 및 호주, 그리고 몇몇 아시아 국가와 함께 핵심 역량이 저조한 곳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이런 위험한 상황에서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해 온 ‘산업은행(GM의 중대 결정에 반대할 수 있는)의 특별결의 거부권’도 오는 10월 16일부로 만료된다. 정작 문제는 한국지엠의 내부 현실이다. 최근 3년간 누적손실이 2조 원에 육박한다. 지난달 내수 판매고는 전년 대비 36.6%, 수출은 12.9%나 줄었다. 그래도 노조는 꿋꿋하게 조합원 68.4%의 찬성으로 임금 인상 파업을 결의했다.

 ‘지속가능한 한국지엠을 위해서’ 정말로 필요한 조치는 무엇일까. 여당 국회의원과 민노총이 모여 ‘노동자 일자리 지키기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면 무슨 뾰족한 수라도 생길 수 있다는 건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지금처럼 본사 차원의 수익구조 재편과 (트럼프 발)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해 해외시장 철수를 본격화하는 상황에서는 정치인이나 이익단체들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방안이 있다면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이미 늦었을 지도 모르지만)다음의 두 가지뿐이다.

 첫째, ‘어떠한 모델이든 수입·판매할 때보다 한국지엠이 직접 제조·판매할 때 그 성과가 탁월함을 끊임없이 입증’해야 한다. 이는 정부나 민노총이 도와줄 수 없는 문제다. 국내 완성차업체 모두가 한국지엠의 경쟁자가 되기 때문이다. 오로지 지역주민의 애향심과 협력업체의 로열티, 경쟁력 있는 제품을 제공하려는 임직원의 노력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우선 국내시장에서 피 터지게 싸워 이겨야 한다.

 둘째, 한국지엠이 ‘글로벌 소싱 기지로서 가장 매력적인 곳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생산 부문에서 ‘얼마나 결함 없이, 낮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만드느냐’와 R&D 부문에서 ‘얼마나 탁월하게 그 가치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한국지엠에 맡길 때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이 공급된다는 믿음이 있어야 동반성장의 가능성이 열린다. 결국 ‘(강력한 경쟁자가 될지도 모를)한국지엠만큼은 포기하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스로를 변모시키는 것 외엔 뾰족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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