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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무작정 아동학대로 의심받는 보육교사들 입장도 생각해 주세요."

인천시 연수구 A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 B(32·여)씨의 하소연이다. B씨는 세 살배기 원생의 부모에게서 최근 한 달 동안 아동학대를 의심받아야 했다. 다른 원생과 싸우던 중 넘어져 팔 쪽에 가벼운 상처가 난 것이지만 자신이 아이를 괴롭혀 상처가 난 것이라고 오해를 샀기 때문이다. 다행히 어린이집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아이가 넘어질 당시 장면이 찍혀 오해를 풀 수 있었지만, 괜한 의심을 받은 것 같아 속상한 마음을 진정할 수 없었다.

B씨는 "CCTV 사각지대에서 일이 벌어져 계속 오해를 샀다면 경찰에 신고까지 당할 수 있었던 문제였다"며 "최근 아동학대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다 보니 이런 의심을 받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서구의 C어린이집에서는 한 보육교사의 아동학대 소문이 돌아 자칫 문을 닫을 뻔했다. 개인적인 문제로 보육교사와 다툰 한 부모가 커뮤니티 등에 거짓 소문을 퍼트렸던 탓이다. 뒤늦게 모든 원생의 부모를 모아 놓고 해명한 끝에 오해가 풀리기는 했지만 이 어린이집 원장 D(49·여)씨는 당시를 생각하면 끔찍하기만 하다.

D씨는 "10여 년째 같이 일하는 보육교사들과 함께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해 왔다"며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인천 지역 일부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자신이 의도치 않은 아동학대 의심과 오해로 고통받고 있다. 이들은 어디에 하소연조차 하지 못한 채 잊을 만하면 터지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원망스럽기만 할 뿐이다.

최근 지역에서는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생 2명을 뾰족한 물건으로 수차례 찌른 혐의(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보육교사 E(47·여)씨가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인천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는 "어린이집 원장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진행하는 등 자체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문제를 묵과하면 절대로 안 되지만, 보육교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생각하는 인식 역시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mi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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