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까지 대지를 쩍 갈라놓을 정도로 가뭄이 혹독했다. 얼마 되지 않아 가뭄 속에 장맛비도 내렸다. 무더위가 한풀 꺾이더니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온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수온 상승으로 양식장의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적조로 어민들의 고충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매년 반복되는 자연재해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 어민들의 본심이다.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양식기술이 개발됐다. 바로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 기법인 ‘바이오 플락(Bio-Floc)’이다. ‘안산의 보물섬’ 대부도에 바이오 플락 선도기업이 진행하고 있는 세계적 수준의 친환경 첨단 양식단지가 들어선다. 서울대학교에서 해양생물환경을 전공한 박사 5명이 2002년 설립한 ㈜네오엔비즈가 주인공이다. 2014년 해양수산부가 공개 모집한 ‘친환경양식어업 육성사업’ 시행 업체로 선정됐다.

▲ 바이오플락 첨단양식수조
단원구 대부남동 139, 140번지 총 면적 3만3천58㎡의 터에 들어서는 양식단지에는 양식동 4동(수조 100조), 무병 종묘 생산동 1동, 창고시설 1동, 위생포장시설 1동을 비롯해 수산물 홍보체험판매장 1동도 포함돼 있다. 연구동과 생산동을 모두 운영하며 흰다리새우 뿐만 아니라 장어, 해삼, 전복 등 다양한 어종에 대해서도 친환경 양식을 연구할 계획이다.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으로 12월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안산시와 네오엔비즈는 정부의 정책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첨단 시설과 우수 인력을 토대로 개발되는 연구 성과에 대해서는 지역 어민들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어민들의 소득을 증대시키며, 새우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보다 양질의 제품을 공급해 만족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산시는 네오엔비즈의 친환경 첨단 양식장이 완성되면 이를 해양생태관광 코스로 개발해 대부도 관광활성화 전략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 인근 어민들과 공유해 소득증대 기여

대부도는 과거 많은 새우 양식장이 운영되던 곳이다. 하지만 흰반점 바이러스 등 대규모 폐사를 야기한 질병으로 인해 현재는 대부분이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방사능이나 항생제 등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들의 수산물 기피현상이 심화돼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실 속에 안산시는 정부의 국정과제인 ‘전통 해양수산업의 미래산업화 구현’ 및 ‘2020 해양수산 중장기 계획’에 따라 대규모 첨단 양식단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해양생태관광 체험과 시식이 가능한 6차 산업으로 발전시켜 국내외 양식 산업의 선두 기지이자, 수출 거점도시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 네오엔비즈를 선정하고 수질 악화와 질병 폐사 등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는 전통 양식법을 극복하기 위해 무환수, 무배출, 무병 양식, 무항생제의 첨단 양식장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 플락은 전통적인 양식에 비해 약 54배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으며, 새우 특유의 비린내와 흙내, 잡내 등을 없애 감칠맛이 풍부하고 식감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에너지제로 첨단양식연구동
네오엔비즈 이규태 대표는 "이제 물고기도 첨단과학인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기술(BT), 환경·에너지기술(ET) 등을 총동원해 키워야 하는 시대다. 바이오 플락이 그 대표적인 양식기술로 똑똑해진 양식업은 미래 수산업의 블루오션이 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일반적인 양식보다 사료의 양을 약 30% 정도 줄일 수 있고 배설물이 쌓이지 않아 수질오염도 적다. 또한 항생제를 투입하지 않아도 되고 새우의 성장이 빠른 것도 큰 장점"이라며 "환경과 인간을 보호하고 상호 공존할 수 있도록 친환경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함으로써 국내외 수산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바이오 플락은 수산업을 통한 4차 산업혁명의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자, 안산시가 에너지 자립도시 대부도를 중심으로 하는 해양생태관광 도시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인근 어민들과 성과를 공유해 소득을 늘리고, 시민들은 대부도를 방문해 첨단 양식장을 직접 보고 경험하며 건강한 새우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바이오플락 양식장
#친환경 양식기법 ‘바이오 플락(Bio-Floc)’

‘바이오플락’은 양식 어류의 배설물을 유익한 미생물로 분해시켜 폐수를 거의 배출하지 않고 재사용하는 친환경 최첨단 양식기술이다. 환경오염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전염병을 차단하고 사육 밀도를 높여 생산성을 높이고 항생제 및 인체에 해로운 약품을 쓰지 않아 건강한 어류를 양식할 수 있다. 특히 일반 양식장과 달리 물을 갈아주지 않아도 돼 강이나 해안이 아닌 도시의 건물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산물을 양식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최근 수산과학원은 이 기술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새우를 대량 양식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네오엔비즈는 박사 6명과 석사 12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기업으로, 2002년부터 지금까지 270건에 달하는 연구개발 및 용역을 수행했다. 바이오 플락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관련 기술로 해양수산부 녹색기술 인증을 받은 업체이다. 지금까지 총 6번의 장관 표창을 받았으며, 지난 5월 31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산업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안산=박성철 기자 ps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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