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주년을 맞은 한 남자가 아내 몰래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아내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이틀 전부터 특급 호텔 룸 하나를 빌렸다. 와인 잔에 커다란 다이아 반지를 넣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준비를 마친 남편은 아내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 확인하는 대로 A호텔 특실 1004호로 오세요. 이유는 묻지 말고." 그러나 실수로 전체 발송 버튼을 눌러 휴대전화에 입력된 전체 지인에게 문자가 발송됐다.

 십여 분쯤 지나서부터 속속 답장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도착한 것은 처제의 답장. "형부 왜 이제야 용기를… 근데, 언니한테 들키면 우리 모두 죽어요." 다음은 옆집 아줌마. "거기는 방값 비싸요. 남편 출장 중인데 그냥 우리 집에서 봐요." 그 다음은 초등학교 여자동창. "아직도 날 잊지 못하니? 바쁘지만 감동 먹어서 간다, 가!" 그 다음은 남자 부하직원. "홍석천 형이랑 헤어진 후 다신 사랑하지 않으려 했는데, 운명을 거역하진 않겠습니다." 그 다음은 아들이 다니는 학교 교장. "학교 일에 열성적이었던 이유를 이제야 알 듯합니다. 저 혼자 사는 여자라고 너무 쉽게 보시는 건 아니지요? 일단 가서 이야기하죠." 한 시간쯤 지나 장모가 마지막 답장을 보냈다. "김 서방. 내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이건 아니네. 우리 다음 생을 기약하세나."

 2018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 6천470원에서 7천530원으로 16.4% 대폭 인상된데 대해 입장차가 크다. 노동계는 아쉬움을, 재계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저임금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하는 데 가장 획기적이고 가장 타당한 수단이라는 주장. 경제적 불평등의 또 다른 피해자인 소상공인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 이 말을 들으면 이 말이 맞고, 저 말을 들으면 저 말이 옳다. 양보 없는 대립. 매년 진통이 반복되는 최저임금 문제.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태로 직면하게 하는 악순환 구조를 깨기 위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노사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를 기대해본다. 입장차를 설명하기 위해 외설적인 내용의 글을 담았습니다. 독자들의 넓은 해량이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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