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은행 인천본부에서 열린 ‘2017 제2차 지역경제포럼’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김천권 인하대 교수의 날선 지적이다.
김 교수는 ‘인천 (송도)경제구역 개발 현황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실패 원인을 ‘3무(無)’로 꼽았다. ▶섬세한 청사진 ▶재정적 여력 ▶전문인력이 부재했다는 것이다.
그는 "국제도시로서의 계획 자체가 없었던 영종지구는 실패라고 할 것도 없이 주택만 있는 도시가 됐고, 발전설비와 쓰레기매립장 등으로 둘러싸인 청라는 국제도시가 아닌 문화산업단지로 계획됐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나마 송도는 외관으로 봤을 때는 괜찮은 것 같지만, 건축물과 공간적 단절로 내부를 들여다보면 활력 다양성도 찾아볼 수 없는 삭막한 도시"라며 "인천은 글로벌 도시 전략에서 중국의 상하이(上海), 선전, 톈진, 홍콩에 크게 밀려 국제도시 순위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 교수는 현재의 송도를 ▶거주민의 자족을 위한 자폐도시 ▶보행자를 무시한 자동차 중심의 오토피아 ▶겉치장만 하는 화장도시 ▶뒷골목과 스토리라는 모세혈관이 없는 대동맥 도시라고 명명했다.
집합적 공간으로 24시간 역동성과 다양성이 살아있는 서울 강남의 모델 등을 송도가 지향해야 한다고 그는 제언했다.
양준호 인천대 교수는 "공유재산인 갯벌에 1단계 사업비 14조여 원 중 약 93%를 지자체와 공기업이 부담했다는 것은 송도 개발의 공공성을 방증한다"며 "그러나 송도에서 공공적 측면은 찾아볼 수 없고, 일부 부동산 개발업자와 투기꾼들이 개발이익을 독점(사유화)하고 재생산하는 현 구조는 기업주의적 도시개발의 변종이자 더 이상 용인돼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경제구역에서 국내외 기업을 유치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법상 자회사가 아닌 모기업을 끌어들이는 것"이라며 "국내 대형 유통사의 사례처럼 경제구역법상 각종 우대조치를 악용해 외투기업으로 둔갑한 뒤 부동산 임대업에 집중하고 개발수익금 등은 모회사에 상납하는 식의 송도 개발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혀를 내두르는 실정이다"라고 했다.
유치된 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가 지역 내에서 선순환되는 파급 효과를 갖기 위해서는 투자유치 및 계약 단계에서 지역 고용 창출 등을 위한 조건부 제시나 선별적 모기업 유치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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