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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노조)가 19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여름휴가를 해외에서 보내려는 여객들을 대상으로 '즐거운 휴가길, 공항노동자를 존중합시다' 캠페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인천공항의 보안검색 업무자 등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승객들에게 막말과 폭언, 성희롱 등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인천공항지역지부(이하 노조)는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즐거운 휴갓길, 공항 노동자를 존중합시다’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보안검색 노동자들의 감정노동 사례를 발표했다.

노조는 최근 한 달간 공항 노동자들의 감정노동 사례를 익명으로 제보받았다. 그 결과 물품 검색을 담당하는 보안검색 노동자들이 이용객들의 폭언과 성희롱을 자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승객들이 짜증을 내거나 폭언을 퍼붓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소지품 검색을 하는 직원이 주머니에 있는 소지품 등을 꺼내 달라고 승객에게 요구하자 "미친 계집애가 아침부터 땍땍거린다", "성기는 안 꺼내도 되느냐"는 식의 폭언과 성희롱 등을 일삼는 경우도 있었다. 액체류로 분류되는 된장이나 홍삼엑기스 등의 반입을 막자 내용물을 검색대에 쏟아 버린 승객의 사례도 나왔다.

노조 측은 일부 인천공항 공무원과 상주 직원들도 하청업체 직원들의 역할을 무시하곤 했다고 전했다. 한 하청업체 직원은 "보안구역에 출입하는 공무원들은 승객과 똑같이 신체와 차량 검색을 받아야 하는데 불성실하게 응하면서 반말을 일삼는 경우가 많다"며 "원칙대로라면 출입증을 회수해야 하는데도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상급 관리자들도 눈감아주곤 한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공항 노동자들은 국가 규정과 법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욕설과 폭언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고, 이들을 보호할 장치도 부족한 실정이다"라며 "인천공항 비정규직 등 협력업체 직원들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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