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인천항만공사가 19일에 연 남항 자동차 물류클러스터 주민대표 설명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한 여성이 회의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이창호 기자
▲ 인천시·인천항만공사가 19일에 연 남항 자동차 물류클러스터 주민대표 설명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한 여성이 회의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이창호 기자
‘우격다짐이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IPA)가 연 ‘남항 친환경·최첨단 자동차 물류클러스터 조성(안)’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대표들의 반응이다.

주민들은 교통난 등 주거환경이 나빠진다며 반대했고, 시·IPA는 다니는 화물차량이 훨씬 줄고 친수공간(공원·녹지 등)이 늘어나 환경이 좋아진다고 밝혀 입장차를 보였다.

지난 19일 중구 연안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설명회는 시작하자마자 자리를 뜨는 라이프아파트 주민들이 눈에 띄었다.

앞서 열린 주민자생단체 회의에 참석했던 일부 대표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자 사전설명회 참석자는 5명뿐이었다. 시·IPA 관계자도 5명 동수(同數)였다.

시·IPA 측은 "조성안은 IPA에서 작성했지만 앞으로 친수공간·시설, 집객 등은 주민들과 협의하겠다"며 "물류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상주인구 약 2천 명, 유동인구 3천 명 등 하루 총 5천여 명의 사람들이 연안동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운을 뗐다.

이에 대해 한 주민대표는 "사람들이 많이 오면 뭐하느냐"며 "송도 중고차수출단지처럼 외국인 무법천지가 된다"고 걱정했다. 이어 "자동차 전용부두가 내항에 있는데 이쪽에 차를 세웠다가 수출하려고 이동시키면 교통난이 장난 아니다"라며 "차라리 라이프아파트를 먼저 이주시키는 게 낫겠다"고 강조했다.

시·IPA는 "카 캐리어는 차량을 6대씩 실을 수 있어 지금처럼 컨테이너를 하나씩밖에 못 싣는 트레일러가 다니는 것보다 교통량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설명회 자료에는 현재 트레일러가 연간 16만 대 정도 다니는데 카 캐리어는 약 4만 대만 오가게 돼 교통량이 대폭 감소한다고 나와 있다. 또 생산 유발 900억 원, 부가가치 327억 원, 수입 유발 209억 원 등 일자리 창출(570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고 분석했다.

그 뿐만 아니라 1∼3단계 부지의 해안가 800m를 수변공원으로 만들고 돌핀(선박을 매어 두는 시설)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700m짜리 ‘스카이워크’를 조성하기로 했다.

주민대표들은 "회센터 바로 앞에 중고차수출단지를 조성해야겠느냐"며 "주민 동의 없으면 용역도 하지 않는다더니 왜 IPA 사장은 중고차수출단지를 세계 최고로 만들겠다고 인터뷰를 하고 다니냐"고 비판했다.

시 관계자는 "부지가 IPA 소유이고 항만시설로 지정돼 있어 시는 업체와 시설을 지원하고 행정절차를 돕는다"며 "신항 때문에 생긴 빈 공간을 활용하고 물동량을 늘리기 위해 중고차수출단지를 조성하지만 주민 동의가 없으면 강제적으로 할 수 없는 노릇이다"라고 주민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한편, 남항 중고차수출단지 조성을 위한 주민설명회는 27일 다시 열릴 예정이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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