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농축산물도매시장 이전으로 인한 도림고등학교 피해대책이 무산될 위기다.

인천시는 지난 19일 시청에서 도림고 학부모 7명, 시 관계자 등과 면담을 진행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면담은 도매시장 착공 시기가 당겨진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학부모들의 항의에 따라 이뤄졌다.

시는 당초 2018년 3월로 예정됐던 착공 시기를 올해 9월로 변경하고 준비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다음 주께 발주를 목표로 9월까지 계약 및 착공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 시기가 반년가량 앞당겨졌는데도 재학생의 피해대책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우려를 낳고 있다.

학부모들은 도매시장이 도림고 길 건너 80m 거리에 이전됨에 따라 소음과 먼지 등에 대한 방지책을 요구해 왔다. 지난달 유정복 시장과의 면담에서도 ▶방음벽 확대 설치 ▶별관 및 본관 이중창 설치 ▶교육비 지원 등을 요청했다. 당시 유 시장은 각 담당부서에 요청사항 검토를 지시했지만 결국 시에서는 피해대책 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날 시는 학부모들에게 이중창 설치와 교육비 지원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중창 설치는 학교시설 개선에 해당하는 사업으로 교육청의 소관이며, 교육비는 지원근거와 사례가 없다는 이유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검토됐던 방음벽 설치도 민관의 입장이 달라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학부모들은 소음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공사를 시작하기 이전에 방음벽을 설치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입시를 앞둔 학생들이 유일하게 보충수업을 하지 않는 27일∼8월 7일 사이에 설치를 요청했다. 그러나 시는 시공사 선정이 끝나는 9월 이후에나 방음벽 설치가 가능하다고 답해 반발을 사고 있다.

학부모들은 피해대책을 찾지 못한 데다 학기 중 방음벽 공사로 소음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시장 면담을 재요청했다.

시 관계자는 "9월에 착공계획이 있더라도 준비기간이나 부지 정비 등에 시일이 걸려 실제 공사에 들어가는 시기는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