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전주 한옥마을을 다녀왔다. 요즘 가장 인기가 높은 관광지답게 관광객들이 거리마다 빼곡했다. 신기한 것은 이제는 명절에도 잘 입지 않는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다는 점이다.

 20, 30대 청춘들이 주로 오색빛깔 한복을 입고 여행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한옥마을’이라는 전통문화 콘셉트의 관광지를 한껏 즐기기 위한 수단일 텐데 예스러운 풍경과 자뭇 어우러져 신선하게 와 닿았다.

 이처럼 전국 각지에서 젊은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한옥마을엔 커피숍과 음식점, 매점 등 가게마다 발 디딜 틈을 찾을 수 없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인 터라 인터넷이나 블로그에서 가게 문을 연 지 20년이 넘은 유명 맛집이라 소개되고 있는 식당에서 들어가 메인 메뉴를 주문했다. 뭔가 특색있는 식당을 기대했는데 처음 식당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을 때부터 이상했다.

 가게엔 주인으로 보이는 이를 찾아볼 수 없었고 20대 초반인 아르바이트생들만 보였다. 이들은 주문과 동시에 직접 주방에서 요리를 시작해 손님들에게 메뉴를 내왔다. 찜찜한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와 한옥마을 내부를 천천히 둘러보니 일부 가게를 빼놓곤 서울에서도 쉽게 구경할 수 있는 가게들이 많았다.

 기사를 검색해보니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단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전주 한옥마을에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기존에 터전을 잡고 생활해왔던 가난한 예술인들이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인근 주변으로 밀려났다는 기사들을 접할 수 있었다.

 다음 날 전주 한옥마을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져있는 콩요리 전문점을 찾아갔다. 관광객들이 찾아오긴 했으나 한옥마을의 식당들처럼 많진 않았는데 전주에서 훌륭한 선택이라고 생각됐다. 음식이 화려해 보이진 않았지만 콩요리에 대한 주인장의 고집이 고스란히 맛으로 느껴져 다음 번에 전주를 방문한다면 다시 오고 싶었다.

 결국 관광도 콘텐츠가 핵심인 것이다. 관광객들의 욕구를 자극해 소비를 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관광산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여행자들이 다시 발걸음을 하게 만드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전통문화와 전통시장을 테마로 닮아 있는 관광 콘텐츠를 내세우는 수원시가 고민해봐야 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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