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경기 등에 내린 집중호우로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고, 경인선 일부 구간의 운행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인천 지역은 23일 오전 6시 15분부터 시간당 최고 90㎜의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주택과 도로 곳곳이 침수됐다. 낮 12시 강수량 기준으로 남구 110.6㎜, 동구 104㎜, 부평구(구산동) 92㎜, 중구(전동) 86.6㎜, 서구(공촌동) 62㎜, 강화(양도면) 80.5㎜ 등의 폭우가 내렸다.

▲ 인천시 중구 수인사거리 도로가 침수돼 소형 차량이 더 이상 나가지 못하고 도로 한가운데 멈춰 서 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 인천시 중구 수인사거리 도로가 침수돼 소형 차량이 더 이상 나가지 못하고 도로 한가운데 멈춰 서 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이처럼 짧은 시간 동안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피해가 이어졌다. 오전 9시 20분께 중구 인천역에서는 낙뢰로 인한 신호장애가 발생해 인천역과 부평역 간 양방향 경인선 전동차 운행이 한동안 중단됐다. 오전 9시 33분께는 주안역 부근 선로가 침수됐다.

부평구 청천동 서울도시철도 7호선 공사 현장에서는 폭우로 인해 지하 150m 지점과 300m 지점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7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50m 지점에는 2명의 미얀마 노동자들이, 300m 지점에는 한국 노동자 5명이 고립됐었으나 오전 11시 29분께 모두 무사히 구출됐다.

주택과 도로 침수도 다수 발생했다. 낮 12시 기준으로 부평구 43건, 서구 28건, 중구 22건, 남구 9건, 동구 5건 등 총 108건의 주택 침수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습 침수 지역인 중구 인중로 동인천 이마트∼수인사거리를 비롯해 신흥사~출입국관리소 구간, 남구 제물포역과 용현동 SK스카이뷰 아파트 주변, 인하대병원 고속도로 종점, 동양장사거리 등에서 도로가 침수돼 교통이 마비됐다. 사망사고도 발생했다. 남동구의 한 지하 주택에서 침수로 방 안에 물이 차면서 95세의 거동이 불편한 치매환자가 사망했다.

수도권기상청은 정오를 기해 인천에 내린 호우경보와 강화군에 발효했던 호우주의보를 각각 해제했다.

시 관계자는 "군·구와 연계해 지역 주택의 침수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 수원 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수원시 동성중삼거리 도로 일부가 물에 잠겨 경찰이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 수원 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수원시 동성중삼거리 도로 일부가 물에 잠겨 경찰이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경기도에서도 집중호우로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는 등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호우특보가 내려진 경기북부 10개 시·군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고양 150㎜, 파주 102.5㎜, 양주 107㎜, 의정부 80㎜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경기남부도 오전 한때 집중호우가 이어져 의왕 135.5㎜, 시흥 129㎜, 군포 121.0㎜ 등을 기록했다. 시흥시 신현동은 시간당 최대 96㎜의 폭우가 내렸다.

비 피해도 잇따랐다. 오전 10시 20분께 고양시 제2자유로 강매나들목 부근 서울방향 도로 300m 구간이 물에 잠겨 3차로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 덕양구 삼송테크노밸리의 한 사무실 천장 우수관이 터져 사무실이 침수되는 등 총 128가구의 침수 피해가 접수됐다. 오전 11시께 의정부시의 한 도로도 물에 잠겨 약 40분간 차량 통행이 제한됐으며, 비슷한 시각 포천시 이동면에서는 캠핑장 앞 교량이 물에 잠겨 야영객 21개 팀 125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오전 8시 50분께 부천시 원미구의 한 왕복 8차로 도로에서는 쏘렌토 차량과 마주 오던 차량 2대가 잇달아 충돌해 운전자들이 중상을 입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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