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AG 600.jpg
▲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3층에 위치한 인천아시아드기념관. /기호일보 DB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대회 운영에서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음에도 지난 3년간 인천시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며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4일 인천체육계에 따르면 인천아시안게임을 개최한 지 3년이 다 되지만 의미를 되새기는 흔한 기념행사 하나 없다. 이 때문에 체육계에서는 인천시가 아시안게임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아시안게임과 관련한 사업들은 번번이 무산됐다. 인천아시안게임 폐막 이후 대회 유산사업을 위해 추진됐던 (가칭)인천아시안게임기념재단 설립은 인천시의 반대로 중단됐다.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에 소속된 일부 전문인력들은 대회 폐막 후 지속적인 기념사업을 위해 인천아시안게임기념재단을 설립하려고 했다. 하지만 시는 재단 운영에 대회 잉여금이 사용될 것을 우려하면서 반대해 시작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 설립이 무산되자 이들은 자비를 털어 동호인 형태의 법인까지 만들려고 했으나 이 역시 시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 때문에 잉여금은 아시안게임과 관련한 사업에 단 한 푼도 사용하지 못했다.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은 "조직위에서 수년 동안 일하면서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한 애착과 함께 그 역사를 이어가고자 많은 노력을 했지만 시의 반대로 출발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잉여금 사용은 국내에서 열린 86 서울아시안게임·88 서울올림픽, 2002 부산아시안게임 등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86 서울아시안게임·88 서울올림픽은 운영 잉여금이 4천억 원(선수촌아파트 분양수익 포함)이 발생, 잉여금 전액을 국가출연기관으로 이관 후 국민체육진흥공단 운영과 서울올림픽기념관 건립, 시도 올림픽생활기념관 건립 지원(450억 원), 서울평화상문화재단(100억 원) 등 대회 유산사업으로 사용됐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 역시 610억 원의 잉여금이 발생해 체육회관 건립(179억 원), 기념관 시설(20억 원), 군·구 생활체육시설 지원(160억 원), 장애인스포츠센터 건립(30억 원) 등으로 쓰였다.

그러나 인천아시안게임(2013실내무도아시안게임 포함)은 총 318억 원의 잉여금이 발생했지만 어디에 어떻게 편입해 사용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예산이 부족해 어렵게 운영되는 아시아드기념관 건립(9억 원)과 기념공원 조성(3억7천만 원) 등에 투입된 예산도 잉여금이 아닌 청산단 운영예산으로 사용됐다.

인천체육계 한 원로는 "아시안게임이라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치른 인천이 인천아시안게임을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스포츠역사의 맥을 단절하는 것"이라며 "경기장 건립에 따른 재정 부담과 성공적 대회 개최는 별개의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대회 운영 잉여금은 시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인천체육 발전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실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아시안게임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