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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태윤 나사렛국제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연일 푹푹 찌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복통과 구토, 설사 등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식중독과 장염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바이러스 장염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중독과 장염은 음식 섭취와 관련이 있다. 25℃ 이상의 기온에서 6~11시간이 경과된 음식물은 식중독균인 장염 비브리오균, 살모넬라균, 황색 포도상구균 등이 번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더운 여름철에 식중독 환자 발생이 많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식중독은 얼마든지 예방 가능한 질환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중독 예방을 위해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먹기’를 3대 요령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조리 및 식사 전에 비누 등 손세정제를 사용해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둘째, 가금류와 수산물, 육류 등을 세척할 시에는 채소와 과일 등에 세척물이 튀지 않도록 주의하고, 칼과 도마는 식품의 조리 여부에 따라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셋째, 채소류는 염소 소독액이나 식초 등으로 5분 이상 담근 후 물로 3회 이상 세척하고 바로 조리하거나 냉장 보관해야 한다.

 넷째, 가금류와 육류, 수산물 등은 완전히 익을 때까지 충분히 가열 조리해야 한다. 조리된 음식은 상온에 방치하지 말고 2시간 이내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생고기와 조리된 음식을 구분해 보관하고 사용한 칼, 도마 등의 기구는 깨끗이 세척 후 열탕 처리하도록 한다.

 이와 같은 노력에도 음식 섭취 후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장염 증상을 보인다면 우선 같은 음식을 먹은 사람들의 증상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2명 이상이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면 식중독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설사가 심하고 열이 날 때 자가 진단 후 지사제(설사약)를 먹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장내로 침투한 식중독균 및 독소가 배출되지 못해 오히려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구토, 설사로 인한 탈수를 막기 위해 미지근한 생수나 보리차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알코올, 카페인, 설탕 함유 음료는 피해야 하며 이온 음료는 그냥 마실 경우 설사를 악화시킬 수도 있으므로 물에 희석해 마시는 것이 좋다. 심한 복통, 고열과 오한, 피가 섞인 설사가 나타나거나 금식과 수분 섭취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식중독, 장염 없이 건강한 여름철을 지낼 수 있도록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한 때다.

<도움말=나사렛국제병원 소화기내과 허태윤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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