暮夜無知(모야무지)/暮 저물 모/ 夜 밤 야/ 無 없을 무/ 知 알 지

어두운 밤이어서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다. 몰래 뇌물을 주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후한시대(後漢時代)에 양진(楊震)은 어려서부터 학문을 좋아하여 선비들이 그를 두고 ‘관서 공자 양백기’(關西孔子楊伯起)라고 하였다.

 양진이 동래군(東萊郡)의 태수로 부임할 때의 일이다. 임지로 가는 도중에 창읍(昌邑)이란 곳에서 하루를 묵게 되었다. 창읍의 현감인 왕밀(王密)이라는 사람이 객사(客舍)로 찾아왔다. 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던 끝에 왕밀은 금덩이를 꺼내어 양진에게 주었다. 양진이 거절하자 왕밀은 ‘밤중의 일이라 아무도 모를 것이니(暮夜無知者), 받아달라’고 했다.

 양진은 정색을 하면서 말했다. "하늘이 알고(天知), 땅이 알고(地知), 내가 알고(我知), 그대가 아는 일인데(子知), 어찌 아무도 모른다고 하느냐?" 그의 친구들은 그에게 자손을 위해 재산을 좀 마련하라고 했으나 양진은 "청백리의 자손이라는 명성을 물려주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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