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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형도 인천시 항만과장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을 건립하고자 하는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국민들의 열망이 뜨겁다. 인천시는 지난 3월과 4월에 서울, 인천, 경기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해 107만 명의 호응을 얻었다.

 대선을 앞두고는 후보자 공약으로 새정부 출범에 맞춰서는 지역 핵심과제로 건의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6월 말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건립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으며 건립 부지 또한 시가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르면 1개월 이내에 사업의 추진 여부에 대한 판단이 내려질 것이다. 필자는 정부의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을 촉구하며 다시 한 번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수도권에 필요한 이유와 현재 해양문화 시설 지역 편중의 심각성을 짚어 보고자 한다.

 수도권에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수도권 2천500만 국민들에게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해양문화를 체험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해양문화 시설의 지역 편중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불균형을 해소해 달라는 요구는 우리의 당연한 권리다.

 부산, 서천, 포항, 목포, 울진 등 전국 곳곳에 양질의 국립 해양문화시설들이 개관·운영 중임에도 해양도시를 자부하는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는 그러한 시설이 전혀 없다. 해양의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이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국가인 우리나라는 너나 할 것 없이 해양 경쟁력 강화를 통해 최고의 해양강국으로 거듭나자고 외치고 있다. 바다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기에 하는 말들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해양의 중요성을 알리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려서부터 해양문화를 체험한 아이들과 그런 기회를 갖지 못한 아이들은 분명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해양에 대한 마인드는 비교 자체가 불가할 것이다. 이것은 도시의 해양 경쟁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체감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10년, 20년 후에 그 격차는 도시와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수도권에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필요한 이유를 수요와 공급의 측면에서 살펴보자.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경제용어 중에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란 말이 있다. 이 법칙에 따르면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정부정책에도 수요와 공급이 있다. 수요는 국민들의 정부정책에 대한 요구이고 공급은 정부정책, 즉 정부가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될 것이다.

 물론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가급적 더 많은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갈수록 좋을 것이다. 전국이 아무리 반나절 생활권이라지만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 대비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생각했을 때 저 멀리까지 순전히 해양박물관을 구경하러 갈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지난 5월 31일 스물두 돌 바다의날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대한민국 해양력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해양수산 업무는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883년 개항한 인천항은 내년이면 개항 135주년을 맞는다. 전국 컨테이너 물동량도 부산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러한 인천항을 품은 해양도시 인천, 더 이상 정부정책에서 소외돼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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