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미 배드 미
알리 랜드 / 나무의 철학 / 1만4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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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는 엄마의 인형이었지만, 오늘부터는 당신의 심판자야."

한여름 밤의 무더위를 오싹한 스릴러물의 책 한 권으로 날려 보자.

출간 전 18개국에 판권이 선매되고 현재까지 23개국에 계약된 알리 랜드의 데뷔작 「굿 미 배드 미(Good Me Bad Me)」가 한국을 찾았다.

「굿 미 배드 미」는 발표 직후 ‘가디언’과 ‘데일리 익스프레스’, ‘선데이 익스프레스’, ‘선’ 등 유수의 언론사 추천과 ‘사이콜로지 매거진’ 이달의 책에 선정되면서 전 세계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보호시설에서 지내는 여성의 아이들을 데려다 차례로 학대하고 목숨을 빼앗은 살인마 어머니에게서 도망친 뒤 완전히 새롭게 살기를 바라는 소녀가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때로는 담담하고, 때로는 불안하게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열다섯 살 소녀 애니는 아이 아홉 명을 살해한 엄마를 경찰에 신고한다. 애니의 엄마는 ‘위로 여덟 계단, 그리고 또 네 계단’을 올라가 ‘오른쪽에 있는 문’을 열면 나타나는 방을 ‘놀이방’이라고 불렀다. 엄마는 그 안에 아이들을 가뒀다가 죽였다. 그는 애니가 벽에 난 구멍으로 방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켜보게 하면서 ‘놀이’에 참여시켰다. 아이를 죽이면 뒤처리를 애니에게 맡겼다.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 철저히 순응하도록 훈육된 애니는 살해당한 아이들에 대한 연민과 죄책감, 아이들이 죽어가는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무력감을 느낀다. 아울러 학대의 또 다른 대상이 다음에는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결국 오랫동안 이어진 엄마의 악행을 세상에 알린다.

작가 알리 랜드는 대학에서 정신의학을 전공하고 영국과 호주에서 10여 년 동안 청소년 및 성인 정신건강 분야에 종사했다. 지금은 런던에서 전업작가로 지내고 있다. 그는 대학시절 특이한 배경에서 성장한 청소년의 생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살해하는 10대’라는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어린 시절 읽은 「파리 대왕」이나 「말벌 공장」 등의 작품에 20년 전 영국을 큰 충격에 빠뜨린 아동살해범 로즈마리 웨스트와 그 딸의 이야기에서 얻은 영감을 더해 이 작품을 집필했다.

인문학 습관
윤소정 / 다산초당 /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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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고 내일 바로 써 먹을 수 있는 인문학 특강이 나왔다.

「인문학 습관」은 실용인문학 교육기관인 ‘인재양성소 인큐’의 커리큘럼을 책으로 옮긴 것이다. 실천의 흐름을 극대화해 단기간에 나를 ‘실전형 인재’로 성장시켜 주는 훈련 방법을 담고 있다. ‘깨뜨리기 습관’, ‘역지사지 습관’ 등 인생을 개조시킬 수 있는 9단계 인문학 솔루션을 제공하며, 각 장의 마지막 인큐에서 검증된 구체적인 트레이닝 방법, 실제 트레이닝 후기도 소개한다.

"인사 담당자들은 ‘적토마는 당근과 채찍 없이도 잘 달린다’고 말하면서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개선할 수도 있으며 끝까지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사람을 최고의 인재로 꼽는다." -서문 중.

이 책은 자신을 ‘적토마형 인재’로 거듭날 수 있는 검증된 공식을 보여 준다. 나아가 가장 중요한 점은 인문학 습관이 몸에 밸 때까지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추 한 알
장석주 글·유리 그림 / 이야기꽃 / 1만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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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한 알」은 장석주 시인의 시 ‘대추 한 알’의 행간에 담긴 이야기를 그림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시는 2009년 가을 광화문 ‘광화문 글판’으로 걸리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추 한 알’이라는 다소 작게 느껴질 수 있는 존재에 태풍과 천둥, 그리고 벼락까지 담아낸 시다.

대추가 가을이면 영글어 붉고 둥글어진다는 당연함에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 있을까?’,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순간 특별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떤 이는 값을 떠올리며, 어떤 이는 건강을 생각하고, 많은 이들은 그냥 입에 침이 고일 대추 앞에서 시인은 태풍과 천둥과 벼락의 개수를 세고, 무서리 내리고 땡볕 쏟아지며 초승달이 뜨고 진 나날들을 헤아린다. 어쩌면 ‘그냥 살아왔다’고 생각할 수 있는 자신의 ‘삶’ 역시 모든 것을 견디고 세월의 축복을 받은 귀한 존재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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