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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기 (사) 인천언론인클럽 명예회장
예상했던 한국의 고령화 진입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고령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본격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00년 고령화사회에 들어선 지 17년 만이다. 노인인구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화 사회로 정의된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따르면 올 1월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703만1천360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6%로 집계됐다. 그동안 이들 연령대 인구 증가 추세를 보면 매년 평균 45만 명대를 유지하지만 사망 인구를 감안하면 매년 20만 명으로 노인 인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는 65세가 되는 인구는 이들보다 많은 57만 명에 달해 노인인구가 30만 명이 늘어나면서 노인 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통계청은 지난해 미래인구 추계에서 2018년부터 고령화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예상보다 빨리 진입하는 것이다. 이 같은 증가 추세는 9년 뒤인 2026년에는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다는 것이다.

 UN 인구통계(2015년 기준)에 따르면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국가는 일본, 이탈리아, 독일 등 7개국이다. 14~20% 국가는 스웨덴, 프랑스 등 40개국이다. 아직은 53위에 머물고 있지만 지금 같은 급격한 고령화 저출산 현상으로 2060년대면 노인 비율이 일본을 앞질러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UN은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2017년 6월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는 5천173만6천224명으로 세계 27위다. 고령화 비율은 13.2%로 아직은 젊은 국가에 속한다. 하지만 2100년에는 딴 세상이 된다. 인구는 2천947만 명으로 반 토막이나 세계 67위로 떨어지고 남북한을 합쳐도 47위에 그친다. 반면 인도, 중국, 미국 등은 2100년에도 각각 16억 명, 10억 명, 7억 명을 넘는 인구 대국이고 영국, 프랑스는 인구가 계속 늘면서 8천만 명대로 올라가 강대국 지위가 흔들리지 않는다. 최근 통계청이 세계인구 추계를 발표해 한국의 인구 시계의 경고음을 울린 내용들이다.

 인구가 줄어들면 지금보다 살기 좋은 게 아니냐고 반문한다면 한쪽 면만 보는 것이다. 한국은 그때쯤 되면 노인 인구가 40%를 넘어 일하는 사람보다 노인이 많은 활력 없는 사회로 변한다. 이대로라면 장수국가 일본을 앞질러 세계 1위 노인 대국으로 등극한다. ‘노인을 위한, 노인에 의한’ 전대미문의 고령사회 현장이 바로 한국에서 펼쳐지게 된다.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 10명 중 4명은 노인이고 한 명이 어린이인 세상은 어떤 곳일까? 노인이 지금보다 3배 늘면 건강보험료도 3배쯤 더 내야 유지된다. 국민연금은 더 심각하다. 연금기금 고갈이 예정된 2060년이면 한 해 동안 은퇴자에게 지출할 돈이 무려 280조 원이나 부족하다. 과연 우리는 이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나?」

 금년 4월 말 기준 인천의 노인인구는 33만3천 명으로 이는 전체 300만 인천 인구의 11,3%를 차지하는 수치로 매년 0.3~0.5%씩 늘어나는 수치다. 이들 중 학대와 빈곤, 우울증 등으로 앓고 있는 고위험군 노인의 자살률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 자살예방센터가 집계한 2015년 기준 인천지역 노인 자살률이 전국 17개 시도 중 네 번째로 높은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같은 인구 위기 경고를 무시하고 있다. 노인인구 대지진의 전조는 이미 시작됐는데 정부, 정치권 경제학자 사회학자 모두가 될 대로 되라다. 머지않아 노인의 수가 아동 수를 추월한다. 더 늦기 전에 인구청 같은 기관을 신설해 미래인구를 관리 연구하는 전담 부서가 지금의 이 같은 심각한 인구관리에 나서야 할 때다. 말로만 걱정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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