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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2공구 쓰레기집하장. /사진 = 이창호 기자
인천시 송도국제도시 ‘혼합쓰레기(비빔밥)’<본보 7월 26일자 1면 보도>가 600억 원짜리 고형연료화시설 등을 ‘고철덩어리’로 만들었다. 또 송도소각장의 과부하를 일으켜 투입 예산 대비 소각을 적게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27일 시에 따르면 송도소각장 옆 ‘생활폐기물 전처리·자원순환시설’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581억 원을 들여 지난해 완공했다. 이 시설은 전처리(223t/일), 가연물건조(144t/일), 고형연료전용보일러(90t/일), 슬러지건조(100t/일)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애초 공사비 478억 원에서 건조시설 등을 추가한다며 2015년 103억 원의 예산을 더 들였다. 송도 자동집하시설에 모이는 쓰레기들이 ‘곤죽’이 돼 고형화 연료를 만들려면 말려야 한다는 이유였다.

시는 당시 송도소각장 설치에 따른 폐기물관리법, 폐기물시설촉진법상 이행해야 하는 환경영향평가와 주민 설득을 피하기 위한 편법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이 시설은 아직 정식 가동도 못한 채 ‘시운전’만 하고 있다. 송도 지역 쓰레기로는 전처리·고형화시설을 돌릴 수 없어 옆 동네(송도를 뺀 연수구) 생활폐기물을 갖다가 시험용으로 쓰고 있다.

전처리시설 처리용량은 140t(생활폐기물)이었으나 223t(생활폐기물+음식물)으로 바꿨다. 이 때문에 시는 혼합쓰레기의 함수율이 높아 전처리시설의 성능이 떨어져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송도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을 자동집하시설에서 빼고 문전 수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시공사와 인천경제청 간 다툼이 예상되므로 대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이를 무시했다.

혼합쓰레기는 송도소각장 효율성도 떨어뜨린다. 생활폐기물만 태우면 1㎏당 2천600㎉의 열량을 보이지만 혼합쓰레기는 1㎏당 3천200㎉까지 열량이 올라 소각로에 과부하가 걸린다. 이 때문에 인천환경공단은 송도소각장의 하루 평균 소각량을 420t에서 400∼410t으로 내릴 수밖에 없다. 예산 낭비지만 혼합쓰레기는 현재로선 태우지 않으면 처리가 어렵다.

한편, 송도 생활폐기물 전처리·자원순환시설은 태영건설(55%), 풍창건설(13%), 동우개발(11%), 원광건설(11%), 브니엘네이처(10%) 등 5개 업체가 시공을 맡았다. 이 시설 사업을 추진했던 당시 인천경제청 환경 관련 팀장은 최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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