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담배가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2년 전 2천 원에서 4천500원으로 인상했던 담뱃값을 다시 2천500원으로 인하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현행 4천500원인 담뱃값은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이 여당이던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1월 1일 인상됐다. 한국당과 박근혜 정부는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결정이라 주장했다.

 순식간에 값이 2배가량 증가한 담배는 초기 판매량이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다시 판매량이 늘어났고 담배로 거둬들이는 세수만도 올해 12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흡연자인 나로서는 100% 공감하는 부분이다. 실제 담뱃값이 인상된 2015년 1월 1일 나의 새해 목표는 금연이었다. 가격 부담이 커진 점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나의 다짐은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새해 목표였던 ‘금연’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이틀에 한 갑’으로 변했고,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결국 ‘하루 한 갑’으로 되돌아 왔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나는 건강은 물론 주머니 사정까지 위협 받았다.

 이후 시간은 흘러 대한민국에는 박근혜 정부가 탄핵되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정권이 바뀌면서 사회 각계각층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며칠전 뉴스에서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담뱃값 인하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란 생각이 스쳐지나 갔다. 주인공은 자유한국당이란다. 서민 부담 경감 차원의 ‘서민 감세’가 인하 명분이다.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인상한 담뱃값을 서민 부담 경감을 위해 다시 인하한다?" 순간 혈압이 상승했다. 분명 건강 증진을 위한 인상도, 부담 경감을 위한 인하도 모두 국민을 위한다는 취지다.

 국민에게 희소식이어야 하지만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보다. 또다시 담배에 손이 갔다.

 이제 더 이상 담뱃값을 두고 정치적 셈법으로 접근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신 정치권에서 그토록 ‘국민의 건강 증진’과 ‘서민 부담 경감’을 실현하겠다고 하면 다른 한 가지를 제안한다. 오늘의 헤드라인… ‘정부와 여야, 한뜻으로 부동산 가격 인하 결정’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