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구 연안동 일대가 송유관 이전 매설 문제로 다시 시끄러워지고 있다.

SK에너지가 900m가량의 송유관 매설공사를 추진하자 인근 주민들이 ‘위험시설’이라며 현수막을 내거는 등 공사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중구에 따르면 SK에너지의 발주로 GS칼텍스㈜ 인천물류센터가 건설공사를 맡아 축항대로 86번길 일대에 길이 900m가량의 송유관을 매설하고 있다. 지난해 5월 11일 중구의 굴착 허가를 받았으며, 기존 공사 기간은 지난해 6~11월이었다. 변경된 공사 기간은 지난 5월부터 오는 12월까지다.

송유관 매설공사는 지난해 주민들의 반대로 한 차례 미뤄졌으나 SK에너지가 이달 초 주민 동의 없이 강행하면서 반발을 사고 있다.

주민들은 송유관 매설 지역 인근에 인천종합어시장과 라이프비취맨션아파트 등 주거 지역이 위치한 만큼 이곳 생존권과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28일에는 연안동 자생단체와 주민들이 아파트 단지와 인근 도로에 이러한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내걸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매설공사와 관련해 주민과의 충분한 협의나 소통도 없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연안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송유관의 경우 누유나 폭발 등의 우려가 있는 위험시설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주거지 인근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겨 달라는 게 주민들의 요구"라며 "안전한 생활환경을 보장해 달라는 것인데, 이것이 지켜지지 않아 집회신고까지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유관을 소유한 SK에너지는 구의 심의를 거쳐 허가받은 공사라 안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SK에너지 인천물류센터 관계자는 "인근 상가 앞 지하를 지나던 기존 송유관을 상가가 없는 곳으로 우회해 옮기는 작업으로, 주민 우려와 달리 위험한 공사가 아니다"라며 "소통을 위해 구와 인천시 등에 주민협의체 구성을 요청한 상황으로, 주민들이 요구하는 정주 여건 개선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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