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교육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불거지는 막말이 사회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학생이나 교사를 향한 막말은 학교 현장에서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는다.

본보는 3회에 걸쳐 학교 현장에서 난무하는 막말이 어떠한 상처를 주고 있고, 그 원인과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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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작은 일에도 주춤거리며 위축되는 우리 아이를 볼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파요. 아이의 마음에 큰 상처가 남을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저 자신이 너무나도 싫습니다."

인천 A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5학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 B씨는 속상한 마음을 좀처럼 숨기지 못했다. A초교는 이달 초 여교사 C씨의 아동학대 의혹이 불거진 학교다. B씨의 아이는 C씨가 담임을 맡은 학급에서 입에도 담기 어려운 폭언 등을 수차례 들어야 했던 피해자 중 한 명이다.

B씨는 긴 한숨을 내쉬며 최근 집에서 있었던 일화를 털어놨다. 반찬 투정을 하던 아이를 향해 잠시 언성을 높이자 아이가 너무 놀란 표정을 지은 채 그대로 굳어 버렸다는 이야기다. 잠시 후 아이는 서럽게 울기 시작했고, B씨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끼며 마찬가지로 펑펑 울 수밖에 없었다.

현재 B씨는 아이를 한 아동심리상담소에서 맡겨 상담을 받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금이라도 위축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할 만큼 아이에게 마음의 상처가 생겼다는 판단에서 택한 일이다.

B씨는 "성인도 마음의 상처가 생기면 정말 이겨 내기 힘든데 아이들은 오죽하겠느냐"며 "우리 아이 마음속에 생긴 상처가 나중에 커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할 때마다 미안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고 말했다.

인천 D초교의 여교사 E씨도 학교에서 일어난 막말 문제를 겪은 이후 힘겨워하고 있다. E씨는 지난해 한 술자리에서 교장에게서 "‘진달래 택시’라는 말을 아느냐"며 "‘진짜 달래면 줄래? 택도 없다. 시X놈아’라는 뜻이다"라고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막말을 들은 이후 남성이 낀 회식 자리를 피하고 있다. 이후 문제가 불거져 해당 교장이 중징계 처분을 받았으나 E씨가 당시 받은 마음의 상처는 개인이 짊어져야 문제로 부메랑처럼 되돌아왔다.

E씨는 "당시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인데도 교사 일이 정말 더럽다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다"며 "학교 현장에서의 막말 등 언어폭력은 그 어떠한 폭력보다 무섭다는 것을 교장을 비롯한 모든 교사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인천시 남동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또다시 학생을 향한 교사의 폭언·욕설 문제가 학부모의 민원으로 제기돼 인천시교육청이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김민 기자 kmi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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