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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혁진 전 인천안산초교 교장
이 세상은 책임감이 강한 사람을 모든 분야에서 요구한다. 자기의 행동에 책임을 다함으로써 그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가르치는 교사의 책임감이 강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내가 맡았으면 머리가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자기 책임을 완수하는 사람을 이 사회는 요구한다. 책임감이란 자신이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중히 여기는 마음가짐이다. 우리의 학생들은 즐기면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감 있는 삶을 배워야 한다.

 어려서부터 자기 자신의 힘으로 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은 성장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유아기의 자녀들은 그들의 모든 필요와 충족을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지만 성장할수록 독립적인 존재가 되어 타인을 돕는 데까지 발전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결자해지(結者解之)란 말과 같이 매듭은 묶은 자가 풀어야 한다는 뜻이다. 누구나 자신이 저지른 일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사람은 자기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 경향을 보인다.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는 말과 같이 우리 사회에 만연된 책임감 없는 사회 지도층이 권력과 재력, 인간관계를 앞세워 모르쇠로 일관하다 쇠고랑을 차는 일을 본다.

 막스 베버는 ‘책임과 권위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했다. 권위 없는 책임이란 있을 수 없으며 책임이 따르지 않는 권위도 있을 수 없다. 이러한 책임감 없는 사람의 속셈은 무엇일까? 지금 내 주변에서 풀어야 할 책임지는 일은 무엇인가? 돌이켜보자. 남의 탓 하지 말고 이제 ‘내 탓이오’ 라는 마음으로 책임을 다하려는 결자해지의 마음이 필요하다.

 어느 부잣집에 가난한 소년이 일꾼으로 들어가 정원 가꾸는 일을 맡게 되었다. 정원 일은 뜨거운 태양 아래서 지저분한 것을 정리해야 하는 육체적인 노동으로 힘들고 고달픈 일이다. 그러니 누구도 그 일을 하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소년이 온 날부터 정원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소년은 정원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나무에 물과 거름을 주고 잔디를 깎는 일을 성실하게 해내자 정원은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났다. 소년은 나뭇가지를 예쁘게 다듬고, 화분에 조각을 새기며 정원 가꾸기에 온 힘을 다했다. 소년의 손이 닿은 모든 것은 감탄할 만한 작품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은 소년에게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다른 사람들은 하지 않으려는 일을 넌 어찌 그리 성실하게 하느냐?"고 물었다. 소년은 웃으며 "아닙니다. 저에게는 주인께서 맡겨주신 정원을 아름답게 꾸밀 책임이 있으며, 정원을 아름답게 꾸미는 일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또 주인은 조각은 왜 그렇게 하느냐? 는 말에 소년은 저의 취미로 하니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는 대답이다. 바로 이 소년이 세계적인 조각가 미켈란젤로이다.

 우리 인간은 어려운 일을 방관하기보다 나에게 주어진 책임감을 묵묵히 해내려는 끈기와 인내력을 준다는 교훈적인 이야기이다. 사람이라면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노력하며 살아가야 한다. 철학자 워드는 ‘열정과 끈기는 보통 사람을 특출하게 만들고, 무관심과 무기력은 비범한 이를 보통 사람으로 만든다’고 했다. 새뮤얼 존슨은 ‘지식이 없는 성실은 허약하고 쓸모가 없으며, 성실이 없는 지식은 위험하고 두려운 것’이라 했다. 무관심과 무기력은 책임감 없는 사람을 가리키며, 열정과 끈기 있는 사람은 책임감이 투철한 사람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참신하고, 능력 있고, 책임의식이 투철한 사람을 찾고 있다. 생산직이나 사무직 모두 책임감이 강한 참신한 사람을 원하나 육체적 고통이 따르는 생산직을 기피하는 경향이다. 우리 산업 현장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들은 책임감도 생활력도 강해 우리의 산업현장을 누비고 있다. 성실한 사람은 자신감과 도전, 용기와 긍정적인 힘이 강하다. 자기의 직무나 능력에 대한 믿음과 책임이 강하기 때문에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라도 쉽고 능률적으로 일을 처리한다. 이러한 사람이 바로 이 사회가 요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책임감 있는 삶의 자세를 가르치고 배우려는 마음의 자세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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