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역 일선 학교에서 교장 등 학교 관리자와 일반 교사들의 막말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지만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해야 할 자료인 통계조차 변변치 않다. 결국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31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교장 등 학교 관리자와 일반 교사들의 학교 내 폭언 문제와 관련해 발생 수, 징계 수, 행정처분 수 등 정확한 통계는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인사관리가 이뤄지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상 교사의 비위행위 분류에도 폭언·욕설 등과 직결된 분류 키워드는 찾아볼 수 없다.

이처럼 관련 통계조차 제대로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최근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불거지는 교사들의 막말 문제에 대한 원인 분석은 당연히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이강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장은 교장 등 학교 관리자와 일반 교사를 나눠 교사의 학교 내 폭언 문제를 분석했다. 학교 내에서 막말을 쏟아내는 학교 관리자는 권위주의적 학교문화를, 일반 교사는 정신적 문제를 원인으로 꼽았다.

이 지부장은 "교장의 폭언 문제는 모든 권한이 교장에게 집중된 권위주의적 학교 문화가 가져온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일반 교사의 경우는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불거진 아동학대 사건을 통해 알려진 우울증 등 교사의 정신적 문제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승란 인천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과거의 훈육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부 교사의 잘못된 사회적 인식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다만 박 회장은 폭언과 관련된 아동학대 부분에서는 무조건 교사의 잘못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는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놨다. 폭력적 성향을 보이는 학생을 제압하는 과정 등에서 불가피하게 벌어진 행위가 아동학대로 신고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그는 "최근 지역에서 일어나는 교사의 폭언 문제는 개인적 성향과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한 잘못된 훈육 방식을 고집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본다"면서도 "이런 문제가 아동학대로 신고되는 경우 중에는 분노조절 장애를 앓는 학생을 제압하려고 했던 행동이 포함되는 등 상황별로 원인과 해결법을 달리 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현경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장은 교사의 학교 내 폭언 문제를 상황별로 따져 봐야 하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교사를 직업으로만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을 원인으로 꼽았다.

노 지부장은 "취업난 등으로 아이의 인성을 바르게 키우는 스승이라는 인식은 점차 사라지고 직업적인 교사로 인식하는 부분 때문에 아이를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는 교사들이 나오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사명감이 없는 교사는 더 이상 교단에 서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민 기자 kmi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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