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중구 운서역 인근에 조성된 외국인 특화거리가 수년간 방치된 채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운서역 인근의 특화거리 전경.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인천시 중구 운서역 인근에 조성된 외국인 특화거리가 수년간 방치된 채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운서역 인근의 특화거리 전경.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 중구가 인천공항철도 운서역 주변에 조성한 ‘외국인 특화거리’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기반공사 이후 진척이 없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중구에 따르면 2006년부터 운서동 2790-1번지 일원 운서역 인근 약 400m 거리에 공항신도시 특화거리 조성을 추진했다. 특화된 공간을 활용한 노점 판매부스 등을 운영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연유에서다. 구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운서역 인근 상인회 등의 요구도 수렴했다. 하지만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이후 2013년 김홍섭 구청장의 방문을 계기로 사업은 재개됐다. 이듬해 구는 총 17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판매부스 경관과 토목공사, 간판 정비 등 기반시설 공사를 끝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특화거리는 지금 썰렁하다. 기반공사는 끝났으나 구는 조성된 특화거리 내 노점 부스와 관련해 도로점용, 운영대상자 선정 문제 등 법적 검토만 하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 특화거리 조성사업을 전담할 부서마저 없는 등 아직까지 구체적인 세부 계획조차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 특화거리가 볼품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운서동 상인 A(52)씨는 "구가 사업을 계획하고 기반시설 공사에 착수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주민·상인들 간 찬반 논란이 많았다"며 "주민설명회 등 거창하게 계획만 늘어놓은 구가 아직까지 아무런 방안이 없다는 것은 시민의 혈세만 낭비한 꼴이다"라고 꼬집었다.

구 관계자는 "특화거리 조성사업 추진 당시부터 주변 주민·상인들이 모두 찬성하는 입장이 아니여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도 있다"며 "아직 법적 검토가 끝나지 않아 조성사업과 관련해 공식적인 계획을 말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구는 2015년부터 신포국제시장 인근(중구 우현로 35번 길)에 1억 원을 들여 ‘신포동 특화거리(외국인 관광객 대상 상품 판매)’를 조성했지만 현재 전시공간만 이용되고 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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