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하 산은)이 한국지엠 철수 가능성을 우려하는 보고서를 국회의원에게 제출해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산은은 이 보고서에서 한국지엠이 철수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산은이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에게 제출한 ‘한국지엠 사후관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산은은 대내외 경영 여건 지속 악화와 GM 지분 처분 제한 해제 임박, GM 해외 철수 분위기, 대표이사 중도 사임 발표 등을 이유로 한국지엠 철수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국지엠은 최근 3년간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서 손실을 봐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10월이면 미국 GM이 보유한 한국지엠 지분 처분 제한이 해제된다. 미국 GM은 2002년 옛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15년간 경영권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산은은 미국 GM이 최근 수년간 해외에서 철수하는 움직임을 보였고,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이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데도 돌연 사임을 발표한 점 등도 한국지엠 국내 철수 가능성 근거로 봤다.

산은은 또 보고서를 통해 GM이 지분 매각이나 공장 폐쇄 등으로 철수를 하면 이를 저지할 수단이 없다고 밝혔다. GM의 지분 매각 제한 해제는 산은이 주총 특별결의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산은은 GM과 주주 간 계약을 통해 ‘회사 총자산 20% 초과 자산의 처분·양도’ 등 주총 특별결의사항에 거부권을 확보했다.

산은은 한국지엠에 채권이 없어 채권자로서 한국지엠 경영에 관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고서에 적었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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