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군다나 인류의 보편적인 정서와는 반대되는 이념과 폭정으로 거짓 선전을 일삼고 있는 북한의 김 씨 독재체제에 대한 본질적인 변형이 없이는 우리가 원하는 자유민주적인 통일의 그림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혹자들은 소위 연방제니, 과도기적인 중립화통일론 등을 이론적으로 이야기하나, 어디 역사가 이론에 따라 전개됐던가? 역사는 항상 바른 시대정신을 담은 철학이 뒷받침하는 힘의 논리로 전개돼 왔다는 현실을 외면하면 안 된다. 우리가 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걱정해야 하는지 제대로 보아야 한다. 많은 기간이 소요된다 해도 지금 저 북한 땅에서 허덕이고 있는 2천300여 만 명의 순수한 북한주민들에 대한 진정한 인권 해방 없이 북한의 독재정권에 면죄부를 주는 연방제니 뭐니 하는 명분론에 사로잡힌 이상에 치우친 통일담론은 대한민국의 역사가 참된 방향으로 물고를 트는 것을 가로막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무릇 참된 국가의 유능한 지도자는 국제정치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 위에 뜨거운 민족애와 냉철한 이성으로 무장하고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잘 사용해 그 나라가 부여받고 있는 시대적인 사명을 잘 감당하는 막중한 책임감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첫째는 안보요, 둘째는 경제라는 도식을 포퓰리즘에 흐트려뜨려서는 안된다.
조선시대 임진왜란(壬辰倭亂)전의 선조는 무능한 군주로 임진왜란이 발발한다는 국제정세에도 어두웠고, 누가 충신이고 간신인지를 분간하는 사람 보는 눈도 결여돼 신하들의 당파 싸움에 휘둘리다가 나라가 취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일마저도 당쟁에 휘말리며 제대로 하지 못한 무능한 지도자의 표상이라 사료된다. 21세기에 대한민국은 어쩌면 할 일을 야무지게 해야 하는 지도자가 있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처지의 나라일 것이다. 남북문제, 한미동맹, 대중관계 등 대한민국의 국운을 좌우할 수 있는 현안들이 연일 쏟아지는 이 시점에 국가의 지도자가 어떤 수(數)를 두느냐에 따라서 우리 후손들이 삶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당쟁(黨爭)을 넘어서 좋은 인재들을 발굴해 적재적소(適材適所)에 배치하고 함량이 출중하고 자질이 되는 참모들을 가까이 하면서 좋은 인재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대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환경이 되도록 사람을 키우고 독려하는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다.
참된 민주주의는 만백성이 주인인 나라일진대, 편견(偏見)을 버리고 공명정대(公明正大)한 식견으로 국가의 에너지를 최대한 모아가는 지도력과 도덕성은 지도자 자신의 준비된 내공에서 나올 것이라 본다. 주위의 유능한 참모들이 사사로움을 멀리하고 오직 국가의 안위와 발전을 위해서 봉사할 때만이 참된 민주주의가 그려지고 만백성의 나라는 실현되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엔 광복 72주년, 한국전쟁 발발 67주년이 되는 2017년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굵직굵직한 변수(變數)들이 널려 있기에 대한민국호를 이끄는 사람들은 만백성의 나라인 참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 바른 국제정세 인식과 산적한 국내 정치의 개혁 구상이라는 균형 잡힌 토대 위에서 더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매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대의 사가들은 그들을 혹독하게 평가할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