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범 SnC시카고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원장

‘치과’하면 충치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충치 외에도 치과에서 다루는 질병은 매우 다양하다. 최근 30대 중반의 남성이 농구를 하다 턱을 부딪쳤는데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너무 심해서 치과를 찾았다. 방사선 사진촬영과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 턱뼈 골절 상태로 나타났다. 턱뼈의 절반 정도가 텅 비어 마치 커다란 물풍선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이것은 턱에 생기는 물주머니, 즉 ‘낭종’이라는 질환이다

‘낭종’은 쉽게 얘기해 물주머니로 인체의 여러 곳에서 만들어진다. 그 중 턱에 생기는 낭종의 경우 대개 별다른 증상 없어 다른 이유로 치과에 왔다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그 내부는 액체 또는 크림 같은 반유동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낭종은 주위 조직보다 높은 삼투압으로 인해 외부 조직 사이의 조직액이 모여 점점 커진다.

이렇게 낭종이 커지다 보면 주변 잇몸이나 뼈를 파괴한다. 안면부 낭종은 치아를 만들던 조직들이 치아만 만들어야 하는데 불필요하게 남아서 물주머니를 만들게 된 것이다. 다른 인체 부위에 비해 발생 빈도가 매우 높다. 낭종으로 인해 주위 조직이 파괴될 경우 악골의 흡수와 팽창, 병적 골절 및 안모의 변형이 유발돼 기능적·심미적 결손이 우려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턱의 특정 부분이 점차 커지는 경우, 턱의 특정 부분을 손으로 만져 봤을 때 달걀이 부서지는 소리가 나는 경우, 손으로 만져 봤을 때 파동이 느껴지는 경우, 입안에 피지 같은 액체가 나오는 경우는 낭종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치과에 내원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낭종은 수술로 제거할 경우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며 재발률도 비교적 낮은 편이다. 만에 하나 뒤늦게 발견돼 낭의 크기가 큰 경우 바로 수술이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낭종 속 내용물을 일정 시간 입안으로 배출시켜 크기를 작게 만들면 제거가 가능해진다.

어떤 병이든 다 그렇겠지만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를 받는 것이 덜 고생스럽다. 낭종 역시 증상이 의심스럽다면 고민하지 말고 치과를 찾아 정확하게 진단받고 올바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도움말=SnC시카고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김성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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