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여포, 말은 적토마’라고 하여 걸출한 장수로 꼽히는 여포가 배신자의 심벌로 전락하게 된 까닭은 그를 회유하러 온 이숙의 언변이 큰 역할을 했다. "그대는 하늘을 떠받들고 바다라도 걸머질 만한 인물이니 세상에서 그 누가 우러러보지 않으리오. 따라서 부귀공명을 취하려 한다면 주머니 속에서 물건을 꺼내듯 쉬운 일일 것이오."

 이에 대해 여포가 "진정한 주인을 만나지 못해 한이지요" 하니까 이숙이 웃으면서 했던 말이, "좋은 날짐승은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틀고, 현명한 신하는 주인을 골라서 섬긴다 하오"였다. 이숙이 이 말 끝에 동탁을 참다운 주인으로 소개하는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천타천 출마 예정론자들이 넘쳐난다고 한다. 여당 쪽에 기웃거리는 인물도 많고, 야당 쪽에서 입신하려는 인사도 많다. 어느 당에 들어가 어떤 지도자를 모시고 정치를 할 것인지는 그들의 자유다. 하지만 동탁 같은 희대의 파괴자, 악당을 참주인으로 소개한 것처럼 선거꾼들의 감언이설에 넘어가는 것은 패가망신일 뿐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