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대에 식수와 용수를 공급하는 최대 상수원인 팔당댐이 재해로 인해 붕괴될 시 큰 피해가 예상되는데도 부실한 관리가 이뤄져 온 것으로 드러났다. 아무리 안전불감증이 극에 달한 우리 사회라 하지만 간과할 것이 따로 있지 댐의 관리에 문제점이 지적됐는데도 관리를 강화하지 않고 있다 하니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모르겠다.

 감사원의 ‘국가 주요 시설 재난 대비 실태’에 대한 감사결과에 따르면 팔당댐은 수도권의 홍수 방어와 취수 확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내진 특등급’으로 관리가 필요한 시설이라 한다. 하지만 팔당댐 관리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은 팔당댐이 특등급 기준보다 높이가 낮다는 이유로 ‘내진 1등급’을 적용해 관리해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2007년과 2016년에 수립한 ‘팔당댐 비상대처계획’에서는 팔당댐 붕괴 시 홍수 범람 예상지역은 서울특별시와 인천광역시, 구리시, 부천시, 광명시, 김포시, 고양시 등으로 광범위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팔당댐이 특등급이 아니라면 어느 댐이 특등급이라는 것인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댐의 붕괴는 상상도 할 수 없지만 만약에 댐이 무너졌을 때의 대피 계획도 미흡하게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지역의 경우 팔당댐의 붕괴 시 발생할 수 있는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정대피소가 아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는 비상사태 발생 시 속수무책으로 재앙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초윤장산(礎潤張傘), 주춧돌이 촉촉히 젖으면 비가 내릴 징조이니 우산을 준비하라 했다.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은 사전에 나타나는 조짐을 보고 환란에 미리 대비할 줄 안다. 위험이 목전에 닥쳤는데도 도외시하다가 크나큰 재앙을 당하곤 하는 예를 우리는 누누이 봐오고 있다.

 감사원은 "팔당댐의 사회·안보·경제적인 면을 고려해 댐을 내진 특등급으로 분류하고, 팔당댐 수문의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게 통보했다 한다. 늦은 감이 있으나 이제라도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서둘러 댐의 안전성 확보에 총력을 경주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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