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뉴질랜드를 완파하고 사상 첫 아시아선수권 제패를 향해 순항했다. 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세계랭킹 10위)은 9일 필리핀 마닐라 아론테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C조 예선 1차전에서 뉴질랜드(64위)를 3-0(25-21 25-14 25-12)으로 눌렀다.

이번 대회 예선은 A~D조가 풀리그를 치러 조별 상위 2개 팀이 8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뉴질랜드·베트남(44위)·스리랑카(115위) 등 한 수 아래 팀과 한 조에 편성된 대표팀은 선수를 고루 기용해 체력 안배를 통한 예선 통과가 목표다.

한국은 1세트에서 예상 외로 고전했다. 계속된 국제대회 출전으로 지친 탓인지 손발이 맞지 않아 경기 중반까지 끌려갔다. 상대 범실로 차근차근 따라가기 시작한 한국은 15-17로 뒤진 상황에서 세터 이재은(KGC인삼공사)과 라이트 김희진(IBK기업은행)을 투입해 분위기를 바꿨다. 이재은은 속공 위주로 단숨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고, 박정아(한국도로공사)는 강력한 오픈 공격으로 22-21 역전에 성공했다. 염혜선(IBK기업은행)의 서브에이스, 한수지(KGC인삼공사)의 속공과 상대 범실을 묶어 1세트를 25-21로 잡았다.

한국은 2세트부터 압도적인 실력 차를 보여 주기 시작했다. 세터 염혜선이 자신 있게 코트 곳곳에 공을 찔러넣기 시작했고, 공격수들도 빈 곳을 찾아 강스파이크를 때렸다. 특히 박정아는 오픈 공격부터 밀어넣기, 서브에이스, 파이프(중앙 후위 시간차)까지 고루 성공하며 뉴질랜드 코트를 맹폭했다. 한수지의 이동공격까지 더한 한국은 2세트 역시 25-11로 끝냈다.

3세트는 황민경(현대건설)의 공격이 눈부셨다. 황민경은 상대 블로킹을 이용하는 영리한 공격으로 연달아 득점을 올렸고, 블로커 라인도 결정적인 블로킹에 성공해 상대 의지를 꺾었다. 결국 마지막까지 김연경(상하이)을 쓰지 않고도 3세트를 25-12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10일 스리랑카와 예선 2차전, 11일에는 베트남과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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