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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서구 심곡천 일대가 불법 낚시꾼들과 쓰레기 무단 투기로 신음하고 있다. 우제성 인턴기자 wjs@kihoilbo.co.kr
뙤약볕이 내리쬐던 지난 11일 낮 12시께 인천시 서구 원창동 인천로봇랜드 부지 앞 심곡천.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입질을 기다리는 낚시꾼들 사이에 해가 중천임에도 술판을 벌이는 이들도 있다. 낚시꾼 주위에는 마시다 버린 술병 등 각종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여기저기 지저분하게 널브러져 있다. 인근 도로변은 낚시꾼들이 세워 둔 것으로 보이는 차량들이 점령했다.

하천변은 더 엉망이다. 곳곳에 용변을 본 흔적과 음식물쓰레기 위로 수를 셀 수 없는 파리들이 어지럽게 오갔고, 더운 날씨에 역겨운 냄새까지 스멀스멀 올라왔다. 상황이 이러니 이곳에서 깨끗한 물이 흐르는 정상적인 하천의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일부 낚시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낚싯줄에 걸린 찌만 응시하고 있다. 오히려 물고기를 낚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 낚시꾼은 "이곳은 민물과 해수가 만나는 지점이라 다양한 물고기들을 잡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라며 "인천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낚시꾼들에게는 아주 유명한 장소"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비슷한 시각, 공촌천과 나진포천 등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서구 경서동을 흐르는 공촌천에는 낚시꾼들이 하천변을 가득 메워 낚시금지구역을 알리는 표지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서구 마전동의 나진포천 역시 찢어진 우산 등 낚시꾼들이 마구 버린 쓰레기 탓에 하천 고유의 모습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공촌천을 자주 찾는다는 한 주민은 "낚시금지 표지판도 무시하고 사람들이 이곳에서 낚시를 한다"며 "낚시꾼들이 두고 간 쓰레기 때문에 보기도 좋지 않고 가끔 악취까지 올라온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인천시 서구의 지방하천들이 불법 낚시꾼과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천법에 따라 지방하천은 생태계 보전과 사고를 예방하고자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된다. 지방하천에서 낚시를 할 경우 1차 계도 후 추가 적발 시 최고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그러나 이를 단속해야 할 구는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지방하천에서 벌어지는 불법 낚시행위 등에 대해 적절한 대처를 못하고 있다.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등 일부 시민사회단체가 나서도 역부족이기는 매한가지다.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관계자는 "불법 낚시와 쓰레기 무단 투기에 대해 계도와 관련 홍보를 벌이고 있으나 우리도 인력과 지원 부족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인력 등이 부족해 제대로 된 단속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부터 별도 예산을 편성해 지방하천에서의 불법 낚시행위와 쓰레기 투기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제성 인턴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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