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가 지역 특성에 맞는 복지정책을 펼치고 있다. ‘권역형 복지허브화’가 그것이다. 지난 4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이 정책은 의정부만의 새로운 행정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권역형 복지허브화’는 신속한 민원행정과 복지 사각지대 대상자에 대한 적극적인 발굴 및 지원을 목표로 한다. 의정부시만의 색깔을 담은 ‘권역형 복지허브화’를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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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용 의정부시장.
# ‘권역형 복지허브화’ 체계 구축

시는 기존 15개 동을 흥선·송산·호원·신곡권역 등 4개 권역으로 묶어 사업의 효율성을 높였다. 이는 1개 권역동에 3개 과를 신설하고, 인근 3~5개 관할 구역 내 시청 위임사무를 총괄하는 행정시스템이다. 시는 행정체계를 기존 동 주민센터에서 권역별 행정복지센터로 전면 개편했다. ▶흥선권역은 의정부1·3동, 가능1동, 흥선동, 녹양동 ▶송산권역은 송산1·2동, 자금동 ▶호원권역은 의정부2동, 호원1·2동 ▶신곡권역은 장암동, 신곡1·2동을 관할한다.

권역별로 설치된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복지를 비롯한 일자리, 안전 등 총 190종의 사무를 담당한다. 특히 건축과 통신판매, 도로점용 등 각종 인허가 업무도 맡아 시민들이 시청을 방문하지 않고 가까운 권역동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 신곡행정복지센터가 펼친 ‘권역별 복지허브화’ 홍보 행사.
복지허브화의 핵심은 기존 ‘관’ 주도의 일률적인 복지정책이 아닌 ‘민’과 연계한 각종 맞춤형 통합사례복지 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행정복지센터에는 복지지원과가 신설돼 기존 동 주민센터를 찾아와 접수하던 복지민원들을 복지공무원이 직접 찾아가 상담과 민간기관 연계를 제공한다.

특히 기존의 위기가정 긴급 지원 및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생계비 지급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위기가정 긴급 지원은 통상 7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생계비 등은 최장 90일이 소요됐지만 권역별 복지허브화 시스템으로 모두 3일 이내에 지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시는 한 권역당 6개 반 12명으로 긴급지원운영반을 편성해 긴급 지원이나 기초생활보장 수급 신청을 접수한 후 3일 이내에 해당 가정에서 현장 실태조사를 벌여 생계·의료비 등 50만 원을 지원한다. 이 같은 생계비 지급 기간 단축은 행정복지센터가 평소 민간 연계사업과 대상자 발굴 등 주민과 접촉이 많은 만큼 이웃의 제보나 신청서류 검토만으로 긴급 지원 대상을 추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각 권역을 관할하는 행정복지센터는 지속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과 소통해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주민 밀착형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 흥선 행정복지센터의 ‘희망을 나르는 우체통’.
# 희망을 주제로 한 맞춤형 복지

흥선 행정복지센터는 주민들의 복지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희망을 나르는 우체통’, ‘행복을 나르는 빨래방’, ‘홀몸노인 안심콜 서비스’ 등을 실시하고 있다.

희망을 나르는 우체통은 주민들이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무인신고센터로 사연을 작성해 넣으면 맞춤형복지팀에서 위기에 처한 이웃을 찾아가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지원한다. 홀몸노인 안심콜 서비스는 최근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홀몸노인 고독사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민간 자원과 연계해 주 1회 이상 안부전화 상담을 시행해 각 노인들에게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송산권역 민간업체와 연계, 취약계층에 사랑의 후원물품 전달.
신곡권역의 경우 다양한 복지대상자의 욕구에 대응하기 위해 어학원, 병원, 봉사단체 등 각종 민간단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복지자원을 발굴하고 있다. 이후 ‘복지나눔 인증제’를 통해 일정 심사 절차를 거쳐 후원을 실천한 기업 등에게 ‘아름다운 나눔 실천 인증서’를 제작해 수여한다. 이는 기존의 후원자가 기부하는 현금과 물품을 이웃에게 배분하는 일시적인 후원에서 벗어나 기부협약을 통한 지속적인 후원과 나눔문화 분위기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호원권역은 복지, 보건, 고용 등 사업 부서 간 연계를 통한 신속한 서비스 지원을 위해 ‘우리 동네 마중물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마중물 상담실은 찾아가서 알려 주는 복지서비스를 위해 공원이나 노인정 등 주민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건강검진과 함께 취업 상담 및 직업훈련 프로그램 참여 등을 안내한다.

이 밖에도 복지급여 대상자들에게 맞춤형 급여제도를 홍보하기 위한 ‘복지 가이드’ 책자를 배포하는 등 다양한 복지제도에 대한 정보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신곡행정복지센터의 민관 협력 복지사각지대 발굴 업무협약.
마지막으로 송산권역은 현재 민관 협력의 롤모델 봉사로 평가받고 있는 ‘Happy 매니저’를 중심으로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5월 창립한 해피 매니저는 복지허브화 시행 이후 송산권역의 행·재정적 지원을 통해 현재 총 113명의 회원이 취약계층 발굴 및 지속적인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미용사, 세탁소, 중고 가전업체 등 다양한 직종의 주민들로 구성돼 각자 분야의 ‘재능기부’ 형식으로 봉사를 진행한다. 이는 한정된 인원으로 효율적인 복지시책을 전개하기 위한 것이다. 행정복지센터는 사례관리 대상자를 발굴한 뒤 대상자에게 필요한 해피 매니저와 연계시키는 등 봉사의 매개체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이 밖에도 송산권역은 매월 1회 이상 직접 대상자를 방문하는 ‘찾아가는 통합복지 서비스의 날’, ‘위기가정 3일 이내 우선 방문상담’, ‘이동 불편 주민 위한 동행서비스’ 등 주민 밀착형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안병용 시장은 "복지허브화 전면 시행은 각 권역별 행정복지센터의 현장중심 행정을 통한 초밀착형 복지서비스를 위한 것이다"라며 "이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주민들에게 신속하고 편리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주민이 중심이 되는 주민친화형 섬김행정을 지속적으로 펼쳐 가겠다"고 말했다.

의정부=전정훈 기자 jjhun@kihoilbo.co.kr

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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