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교(단군을 신봉하는 신흥 종교)의 계시경전 중 하나인 참전계경(參佺戒經) 제251사(事) 순(順)편을 보면 ‘순이란 법도를 거스르지 않는 것을 말한다’라고 돼 있다. 이는 아무리 가난해도 강도질을 하지 않고, 아무리 곤란한 지경에 처해도 무리하게 벗어나려 애쓰지 않는 것은 하늘의 이치에 순응하는 것이다.

 은혜에 보답하는데 아첨하지 않으며, 왜곡된 위세에도 굴하지 않는 것은 사람의 도리를 따르는 것이다. 여기서 도리는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길을 말한다. 사람 안에 본래 있는 태양처럼 밝은 마음, 양심(陽心)이 깨어나면 바른길이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도리는 조직에서 꼭 필요하고, 이런 도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 조직을 보면 상사와 아랫사람 할 것 없이 이런 도리와 배려가 전혀 없는 것 같다. 개인주의 성향만 무성하다. 조직이 잘 되려면 ‘순’에서 말한 아무리 가난해도 강도질을 하지 않고, 아무리 곤란한 지경에 처해도 무리하게 벗어나려 애쓰지 않고, 은혜에 보답하는데 아첨하지 않으며, 왜곡된 위세에도 굴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조직에서 꼭 필요하다.

 결국 한 조직이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무언가가 있을 경우, 그 정도(正道)를 걸어야 하는데, 외부의 입김이나 힘에 굴하면 결코 그 뜻을 취할 수 없다. 또 한 조직이 원만하게 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배려가 필요한 법. 하지만 요즘 우리 사회 조직들은 타인의 입장보다 자신을 우선하면서 배려를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배려심을 보이는 이가 바보로 취급당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 그러니 서로 불신과 욕심에 가득 찬 조직이 되면서 원만한 조직을 이룰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여러 사람이 같이 생활하고, 같은 일을 하는 조직에서 동료들을 생각하는 작은 마음, 작은 배려는 아마도 큰 힘을 발휘하면서 그 조직을 탄탄하게 만드는 구심체가 된다. 지금 자신들이 속해 있는 조직이 과연 어떤 조직인지 한번 생각해 볼 시점이 된 것 같다. 마음을 비우고 냉철하게 자신의 조직을 바라본 후 자신이 이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그 조직이 자신으로 인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반성해보는 것도 조직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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