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白混淆(흑백혼효) /黑 검을 흑/白 흰 백/混 섞일 혼/淆 뒤섞일 효

후한(後漢) 안제(安帝)때 문인 양진(楊震)은 청렴결백했다. 안제가 자기 유모의 은공을 갚는다는 명분으로 국고를 털어 호화로운 저택을 지어 주었는데 그런 호의를 악용한 유모의 딸은 환관들과 결탁, 매관매직까지 하는 등 그 폐해가 심했다. 양진은 분개하여 황제에게 상소를 올렸다. "일찍이 고조께서는 공이 없는 자에 대해서는 등용하지도 포상하지도 작위를 주지도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치의 공도 없는 자들이 관직에 들어와 녹봉을 받고 있습니다. 흑과백이 뒤섞여 맑고 탁함을 구분하지 못함(黑白混淆)에 따라 사람들의 의논도 중구난방이 되었고, 돈이 만사를 지배하여 부정과 오직(汚職)이 만연해 있습니다. 폐하께서는 이 점을 바로잡으십시오."

 양진은 뜻을 이루지 못하고 간신배들의 모함을 받아 파면되었다. 귀향하여 독을 마시고 자살했다.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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