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궁화 박사’ 양현모 인천시 계양공원사업소 작목반장이 서구 연희동 재배지에서 무궁화나무를 가꾸고 있다. 계양공원사업소에서 재배된 무궁화 묘목은 매년 8월 15일 광복절 시민들에게 전달된다.  <사진=인천시 계양공원사업소 제공>
▲ ‘무궁화 박사’ 양현모 인천시 계양공원사업소 작목반장이 서구 연희동 재배지에서 무궁화나무를 가꾸고 있다. 계양공원사업소에서 재배된 무궁화 묘목은 매년 8월 15일 광복절 시민들에게 전달된다. <사진=인천시 계양공원사업소 제공>
"무궁화는 민족의 혼이 담긴 꽃입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무궁화를 보이는 대로 뽑고 불태웠지만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아남았어요. 광복절을 맞아 인천시민들이 나라꽃 무궁화에 애정과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무궁화 박사’로 불리는 양현모(60)인천시 계양공원사업소 작목반장은 8월 15일 하루를 위해 1년을 보낸다. 매년 광복절 시민들에게 나눠 줄 무궁화를 재배하는 일이 그의 업무다. 계양공원사업소에 들어온 1996년부터 무궁화를 맡아 기른 지도 벌써 22년이다.

서구 연희동에 위치한 5천㎡ 노지에서 그를 포함한 8명의 전문인력과 100여 명의 근로자가 무궁화 3만여 점을 재배하고 있다. 무궁화 종류만도 20여 종에 달한다. 출근하면 무궁화나무의 상태를 살피고 시기에 맞춰 분재나 가지 유인 작업 등을 하는 것이 주된 일과다. 양 반장이 관리하는 무궁화 중에는 15년 이상을 함께 한 나무도 있다.

그런 무궁화들을 양 반장은 "자식과 다름없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자식 같은 무궁화를 떠나 보내는 일이 그의 행복이다. 양 반장이 재배한 무궁화나무는 매년 광복절 시민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그가 속한 계양공원사업소는 8월 15일 전후로 무궁화 전시와 묘목 나눔 행사에 참여한다. 산림청이 주관하는 ‘나라꽃 무궁화 우수 분화 품평회’에도 애지중지 가꾼 무궁화를 보낸다. 올해는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지난 7일부터 광복절까지 인천 출신 무궁화 70점이 전시됐다.

양 반장은 광복절 72주년 당일도 무궁화를 들고 광장에 나설 계획이다. 15일 구월동 문화예술회관 광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1천 그루의 무궁화 묘목을 전달한다.

양 반장은 "무궁화가 키우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는데, 나눔을 통해 부정적 인식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며 "민족의 꽃 무궁화는 추위에 강해 가정에서도 쉽게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반장으로서 무궁화 나눔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양 반장은 12월 은퇴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무궁화와의 이별이 크게 슬프지는 않다. 남은 평생 무궁화 사랑을 이어갈 생각이기 때문이다. 무궁화 박사의 활약은 내년 광복절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 반장은 "무궁화가 시민들 손에 전해지는 순간을 기다리며 매년 무궁화를 재배해 왔다"며 "앞서 은퇴한 선배들이 그러했듯 무궁화를 보급하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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