阿堵物(아도물)/阿 언덕 아/堵 담 도/物 만물 물

이 물건. 돈을 가리키는 말이다. 위진(魏晉) 시대 진(晉)나라의 왕연(王衍)은 자가 이보(夷甫)인데, 서진 말기 귀족사회에 유행하던 청담(淸談)의 중심 인물이었다.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인 왕융(王戎)의 사촌이다. 왕이보는 재능이 뛰어나고 용모가 출중하며 성격이 고상해 속된 것을 싫어하여 한 번도 돈이라는 말을 입에 담아 본 적이 없었다. 어느 날 저녁 그의 아내는 왕이보의 입에서 돈이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기 위해 여종을 시켜 그가 잠든 사이 돈을 침대 둘레에 가득 쌓아 두게 했다. 새벽에 잠에서 깬 이보는 돈에 막혀 나갈 수 없자 여종을 불러 말했다. "어서 이것들을 모두 치우도록 해라(擧却 阿堵物)"

 ‘아도(阿堵)’는 육조(六朝) 시대의 구어로 ‘이’ 혹은 ‘이것’이라는 뜻이다. ‘아도물’은 ‘이 물건’이란 말인데 왕이보의 일화로 인해 돈의 별칭이 되었다.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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