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6·8공구 개발사업의 ‘불법 커넥션’을 폭로한 정대유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전 차장이 부임 직후부터 과거의 ‘악연’으로 특정 민간사업자의 사업을 가로막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송도 6공구 내 7개 블록 개발이익환수를 위한 재무·회계 실사는 인천경제청의 무리한 이익금 환수 요구<본보 8월 18일자 1면 보도>에 민간사업자 측에서 먼저 제안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블록별 실사를 거부한다’며 송도 6공구 개발이익의 즉각적 환수를 정당화한 정 전 차장의 주장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대목이다. <관련 기사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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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가 인천 송도국제도시 6공구에서 건설 중인 아파트 건설현장 전경.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20일 인천경제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의 6·8공구 개발을 위한 실시계획(안)은 2010년 5월 이미 승인됐다. 이후 인천경제청과 SLC는 5년간 120회에 가까운 사업조정 협의를 통해 SLC 측이 개발하는 토지 규모를 228만㎡에서 34만㎡으로 축소했다. SLC의 몫은 공동주택(아파트)만 건립할 수 있는 6공구 내 7개 블록이 됐다.

양 측간 사업조정 추가합의서에 따라 2015년 상반기부터 SLC는 A11블록 공동주택단지 개발을 시작했고, 지난해 하반기에는 2차 단지인 A13블록의 분양도 마쳤다.

SLC는 곧바로 3차 단지인 A14블록을 개발하기 위해 토지대금 600여억 원을 지난 3월 인천경제청에 완납했다. 하지만 정 전 차장이 지난 2월 부임하면서 SLC의 계획은 별안간 틀어졌다.

땅 값을 다 받은 인천경제청이 공동주택 인허가의 시작인 경관심의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SLC는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2번의 경관심의 ‘재검토 의결(부결)’과 3번의 경관심의 신청서 제출 ‘반려’라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3월 21일 심의에서는 건축물 배치 등을 문제 삼았고, 4월 16일에는 블루코어 컨소시엄의 개발계획을 반영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5월에야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돼 협의가 진행 중인 6공구 ‘후속사업(블루코어 시티)’을 내세워 2007년부터 계획된 ‘선행 사업’을 중단하라는 부당한 논리를 폈다.

SLC는 블루코어 컨소시엄의 개발계획을 반영하겠다고 했지만 인천경제청은 자료 협조를 거부했다. 이후 5월 29일, 6월 28일, 7월 25일 이뤄진 SLC의 경관심의 신청은 후속 사업을 이유로 모두 반려됐다.

당시 경관위원회 위원장은 정 전 차장이었다. 업계에서는 2012년 8월 SLC의 개발이익 환수 등을 위해 전권을 위임받고 인천경제청 도시개발본부장으로 부임한 정 전 차장이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4개월 만에 시 총무과 대기발령을 받게 된 사연이 이번 경관심의 부결과 관련돼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 전 차장이 경관위원들 앞에서 ‘이 업체(SLC) 관련한 심의는 대 여섯 번이고 부결시키겠다’ 등의 개인적 감정이 섞인 말을 했다고 경관위원들이 전해 줬다"고 했다.

한편, SLC의 블록별 실사 거부 주장과 관련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당초부터 SLC는 실사가 시작되면 용역을 위한 공간(사무실)을 마련해 주고 자료도 제출하겠다며 인천경제청에 협조적이었다"고 말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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