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로 분리되는 대학교 앞에 특화거리를 조성한 후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지자체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3.jpg
▲ 2010년 인천시 계양구 경인교대 일대에 조성된 ‘젊음의 거리’가 지역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고 각종 문제로 인해 실효성 없는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은 젊음의 거리 일대(왼쪽)와 젊음의 거리 화단에 버려진 쓰레기.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 계양구는 2010년 거리 미관을 개선하고 대학문화 재창출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약 9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인천도시철도 1호선 경인교대입구역에서 경인교대 정문까지 이어지는 약 300m 구간에 ‘젊음의 거리’를 조성했다.

구는 경인교대가 위치한 역세권으로 유동인구가 많지만 낡은 시설물로 인해 시민 불편이 꾸준히 제기되자 대학가 특성을 반영한다는 취지로 특화거리를 만들었다.

하지만 젊음의 거리는 당초 취지와 달리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가장 큰 문제는 지자체가 대학의 분리 사실을 알면서도 지역주민은 물론 대학 측과도 협의하지 않고 무리하게 특화거리를 조성해 지역경제 활성화는 고사하고 주민들의 불만만 커지고 있다. 경인교대는 현재는 1∼2학년과 대학원생만 인천에 남았다.

젊음의 거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50)씨는 "캠퍼스가 분리되는 시점에 젊음의 거리를 무턱대고 조성해 대학문화를 창출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젊음의 거리를 조성할 당시 지역주민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진행해 불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B(43·여)씨는 "캠퍼스가 분리되고 기존 학생의 절반 이상이 떨어져 나가면서 이 구간의 상권은 상당히 죽었다"며 "대학생 절반이 떠난 마당에 지역경제 활성화는 먼 이야기로, 점포 월세를 내기도 빠듯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화거리의 최대 수혜자인 경인교대도 어이가 없다. 대학 관계자는 "구가 젊음의 거리를 조성하면서 학교와 상의한 것은 거리에 세운 상징조형물과 관련된 사안일 뿐, 그 외 다른 이야기는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젊음의 거리는 지역주민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고 있다. 교통지옥과 쓰레기 투기 때문이다.

구가 젊음의 거리를 조성하면서 가로등과 벤치, 화단을 만들어 인도와 왕복 2차로 도로의 폭이 좁아졌다. 상업지역임에도 주차할 곳이 없어 이용 주민이나 업소 주인들은 어쩔 수 없이 불법 주정차한 후 업무를 보고 있다. 가로화단에는 담배꽁초와 플라스틱 커피컵 등의 쓰레기가 무더기로 버려져 오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화단이 그야말로 쓰레기장이 됐다"며 "아름다운 거리를 만들기 위해 설치한 화단인데 쓰레기가 쌓여 치워도 끝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알 수는 없지만 경인교대 부분 이전이 2010년 이전부터 거론돼 구도 알았을 것"이라며 "교통이나 쓰레기 등은 각 부서와 협조해 정비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젊음의 거리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개선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우제성 인턴기자 wjs@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불법 주차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