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 빚이 올해 2분기(4∼6월)에 매달 평균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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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한국은행은 23일 가계신용 잔액이 지난 6월 말 1천388조3천억원(잠정치)으로 2분기 동안 29조2천억원(2.1%) 늘었다고 밝혔다.

가계신용 잔액은 한국은행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부채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다.

가계가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합친 금액이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7월 가계부채 증가액 9조5천억원(속보치) 등을 감안하면 8월 하순인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1천400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는 장기적으로 민간소비를 위축시키고 금융 안정을 훼손할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평가된다.

2분기 가계부채 증가액은 1분기(16조6천억원)보다 12조6천억원 늘었지만, 작년 2분기(33조9천억원)보다는 4조7천억원 줄었다.

올해 상반기 증가액은 45조8천억원이다.

가계부채가 이례적으로 폭증한 작년보다 약간 축소됐지만, 급증세는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저금리 장기화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서울 등 일부 지역 부동산 시장 호조가 부채 증가를 견인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6.19 부동산 대책으로 7월부터 대출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면 막차타기 수요도 있던 것으로 보인다.

가계신용을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 잔액은 1천313조4천억원으로 석 달 사이 27조3천억원(2.1%) 늘었다.
[그래픽] 가계부채 1천388조원 사상최대
[그래픽] 가계부채 1천388조원 사상최대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12조원 늘었다. 증가 규모가 1분기 1조1천억원에서 대폭 확대됐지만, 작년 2분기(17조4천억원)에 비해선 축소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6조3천억원이 늘면서 증가폭이 1분기 6천억원에서 껑충 뛰었다.

노충식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집값이 뛰면서 주택거래량이 늘어났고 집단대출이 꾸준히 나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예금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액은 5조7천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나온 2006년 이후 사상 최대로 파악됐다.

종전에는 2008년 2분기(5조3천억원)가 가장 많았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5월 초 황금연휴 등 계절적 요인과 민간소비 호조 등으로 기타대출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상호금융,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04조9천억원으로 분기기준으로 사상 처음 300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2분기 증가액은 6조3천억원으로 1분기(7조4천억원)보다 줄었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상호금융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 등 리스크(위험) 관리 강화 등으로 증가 폭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했다.

보험과 연금기금, 카드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78조원으로 2분기에 9조원 늘었다.

판매신용 잔액의 경우 74조9천억원으로 3월 말보다 1조9천억원 늘었다.

신용카드사 등 여신전문기관은 1조8천억원 늘었고 백화점, 자동차회사 등 판매회사는 1천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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