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레슬링 간판 류한수(29·삼성생명)가 4년 만에 세계 정상에 섰다. 류한수는 2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아코르호텔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둘째 날 그레코로만형 66kg급 결승에서 폴란드의 마테우시 베르나테크를 2-1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류한수가 2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아코르호텔 아레나에서 열린 레슬링 세계선수권 그레코로만형 66kg급 결승 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날 2대 1로 금메달을 차지한 류한수가 금메달을 깨물어 보고 있다. /연합뉴스
▲ 류한수가 2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아코르호텔 아레나에서 열린 레슬링 세계선수권 그레코로만형 66kg급 결승 경기를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류한수는 결승에서 특유의 강인한 투지로 베르나테크를 밀어붙였다. 맞잡기에서 우세했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경기 시작 1분30여 초 만에 먼저 1점을 따냈다. 이어 30여 초 뒤 베르바테크의 반격에 동점을 허용했지만 1분40초를 남기고 결승 포인트를 따내며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류한수는 8강과 4강 상대를 2-1로 힘겹게 누르며 결승에 올랐다. 지칠 법도 했지만 강인한 체력과 투지를 다시 한 번 발휘했다.

스탠딩 맞잡기에 능한 류한수에게는 지난해 올림픽 이후 패시브가 사라진 것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기존에는 밀리는 선수에게 1차 경고 후 2차 때 상대에게 패시브 기회가 부여됐고 3차 때 패시브와 함께 1점이 주어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1차 경고 후 곧바로 1점이 주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류한수는 세계선수권과는 인연이 깊다. 4년 전 금메달에 이어 2년 전에는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금메달까지 4년간 이 대회에서 금 2개와 은 1개를 따낸데다 3회 연속 결승 진출을 이뤘다.

그러나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베이징 올림픽(2008년)에서는 당시 금메달을 땄던 정지현에 밀렸고, 런던 올림픽(2012년) 때는 친구이자 동료인 김현우(29)가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김현우가 당시 자신의 체급인 66kg급에 나섰기 때문이다. 류한수는 김현우의 훈련 파트너였다. 김현우가 런던 올림픽 이후 체급을 올리면서 기회를 잡은 류한수는 20대 후반 리우 올림픽(2016년)에 처음 진출했다. 그러나 8강에서 떨어진 뒤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패하면서 메달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그는 2022년이면 30대를 훌쩍 넘긴다. 그래도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아시안게임(2014년)·아시아선수권(2015년)에서 이미 정상에 섰던 류한수에게 남은 것은 올림픽 금메달뿐이다. 이 금메달만 더하면 박장순·심권호·김현우에 이어 한국 레슬링 선수로서 4번째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 우승)도 달성하게 된다. 류한수는 "앞으로도 지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 마지막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그레코로만형 59kg급 김승학(24)은 자신의 ‘세계선수권 첫 메달’인 동메달을 획득했다. 압도적인 기량으로 4강에 오른 김승학은 카자흐스탄 선수에 2-4로 져서 결승에 오르지 못했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드미트로 심발리우크를 8-4로 꺾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 1개, 동 1개를 획득했다. 전날 그레코로만형 75kg급 김현우(29)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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