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센트럴파크 사슴을 잡아라.’ 우리를 뛰쳐나간 사슴을 수배하느라 관계 기관 직원들이 이틀 동안 진땀을 뺐다. 100여 명의 인력이 투입돼 송도를 샅샅이 뒤지는 대소동이 벌어졌다.

 27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사연은 이러했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지난 24일 오전 5시 50분께 센트럴파크에서 사슴이 탈출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공원 내 꽃사슴정원에서 기르고 있는 사슴 13마리(수컷 8마리·암컷 5마리) 중 암컷 5마리가 우리를 벗어난 것이다.

 이 사실을 파악한 시설관리공단과 인천공단소방서, 인천경제청 등에서는 즉시 인력을 투입해 사슴 포획에 나섰다. 당일 130여 명이 인근 수풀을 이 잡듯 수색해 3마리를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 사슴들은 센트럴파크 내와 G-타워, 잭니클라우스 골프장 인근 수풀 등에서 몸을 숨긴 채 발견됐다. 수색 작업은 밤새 이어졌고, 다음 날인 25일 오전 10시 30분께 공원 수풀에서 1마리를 추가 포획했다.

 문제는 행방이 묘연한 한 마리였다. 사슴이 사람과 마주치는 상황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안전사고가 우려됐다. 인천경제청은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공원 인근 송도1·2·3동 주민센터에 안내 협조를 구했다. 안전에 주의하고, 사슴 발견 시 신고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아파트 방송 등을 통해 소식을 전해 들은 송도 주민들도 한마음으로 사슴의 무사 귀환을 응원했다. 25일까지 주민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안전을 걱정하는 내용의 글들이 수차례 올라왔다.

 포획 작전은 꼬박 이틀 밤이 지난 26일 오전 10시 30분께에서야 종료됐다. 비상근무조가 야간 수색을 끝낸 뒤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다. 마지막 사슴은 우리 인근에 위치한 정자 송화정 옆 수풀에서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수색팀의 신고로 출동한 119가 마취총을 쏴 사슴의 안전을 확보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현재는 모든 사슴이 수리를 마친 사육장에서 안정을 찾은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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