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이 끝나고 유비 진영은 재빨리 형주 일대를 선점했다. 이에 대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주유가 부당함을 지적하자 친유비파 노숙이 싸우기보다는 설득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면서 유비를 찾아갔다. 이때 제갈량이 말하기를 "귀공께서는 현명하신 분으로 알고 있는데 어찌 그걸 따지십니까. 자고로 ‘길바닥에 떨어진 물건도 필히 그 주인에게 돌아간다’고 하지 않았소이까. 원래 이 땅은 유표의 것이었으니 동오의 것이라고 하지 마십시오" 하면서 유표의 아들 유기가 자기 진영에 있다면서 돌려줄 수 없다고 했던 것이다.

 물론 제갈량은 형주를 차지할 욕심으로 이런 비유를 들고 유기를 내세웠으나 뒷날 두고두고 화근이 된 형주 쟁탈전의 단초를 만들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중국인의 속담에 ‘운명과는 다투지 않는다’는 것이 있다. 즉 자기 몫이 아닌데 자신의 것이라고 착각하는 데서 인생의 괴로움이 생겨난다는 걸 지적하는 말이다. 분수를 모르고 고위직에 오르려는 사람에게도 적용해 봄직하지 않은가. 모든 것에는 마땅한 주인이 있는 법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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