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나눔의 도시’로 등극했다. 올해 다양한 기록들을 쏟아냈다. 우선 사랑의 온도탑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한 ‘희망2017 나눔캠페인’에서 전국 최초로 이 탑이 100℃를 넘어섰다.

‘아너 소사이어티’도 전국에서 네 번째로 100호 회원을 돌파했다. 이러한 기록과 달리 부끄러운 면도 있다. 일반 시민들의 나눔이다. 이 수준은 전국 최하위다. 지역의 나눔문화가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렇다고 기업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들은 가장 먼저 동결하거나 축소하는 부분이 기부다.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본보는 인천의 기부문화 현주소를 들여다보고 지역 실정에 맞는 기부문화 조성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지난해 12월 연중 모금 목표액이었던 136억1천만 원 모금을 달성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인천시민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 지난해 12월 연중 모금 목표액이었던 136억1천만 원 모금을 달성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인천시민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인구 300만 시대, 인천시민의 나눔 실천은 아직 움츠린 모양새다. 지난해 기준 인천은 인구 대비 개인 기부자 수와 기부금액 비율에서 전국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형국이다.

28일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해 공동모금회를 통해 기부한 개인 기부자 수는 2만5천882명이다. 이들이 기부한 금액은 총 55억2천899만703원에 달한다.

이는 전국 공동모금회 전체 개인 기부자 수(61만8천828명)와 기부금액(1조246억3천545만243원)의 각각 4.18%, 4.43% 수준으로 5%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인천은 서울, 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인구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나 지역별 인구 대비 개인 기부자 수는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인구수와 지역별 개인 기부자 수를 단순 계산해 확인한 결과, 인천은 전체 인구 대비 개인 기부자가 0.87%로 13위에 불과했다. 전국에서 인천보다 적은 비율을 보인 곳은 대구(0.70%), 부산(0.61%), 경기(0.52%) 등 세 곳뿐이다. 가장 비율이 높은 강원(4.35%)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를 통한 개인 기부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적십자회비 납부금액은 26억3천600만여 원으로 전국에서 중간 수준이다. 적십자회비는 80% 이상이 개인 기부로 알려졌다.

개인 기부자의 비중이 90% 정도인 ‘정기후원’은 8억9천100만 원, 특정 사업을 지정해 기부하는 ‘목적을 가진 기부금’은 5억3천100만 원이 모였다.

기타 모금액 등을 합친 지난해 인천적십자사 총 기부금액은 40억3천200여만 원으로, 전국 15개 지사 중 8위에 해당한다.

이 같은 현상은 아직까지 시민들이 기부를 막연하게 여기고 ‘하는 사람만 하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박흥철 인천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시민들이 보통 기부를 ‘기부천사’와 같은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여겨 기부 자체를 멀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며 "시민들이 이러한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가까이서 돕고, 투명성 확보와 함께 시민들의 기부 의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 우리와 같은 모금기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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