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구치소 내 자치사동인 1201동은 선별된 수형자들이 남은 형량을 보내며 머무는 공간으로, 5.38㎡ 규모의 독거실과 16.69㎡의 혼거실로 나뉘어져 있다. 해당 사진은 혼거실 모습.   <사진=인천구치소 제공>
▲ 인천구치소 내 자치사동인 1201동은 선별된 수형자들이 남은 형량을 보내며 머무는 공간으로, 5.38㎡ 규모의 독거실과 16.69㎡의 혼거실로 나뉘어져 있다. 사진은 혼거실 모습. <사진=인천구치소 제공>
전직 대통령이라도, 대기업 수장이라도 피해 갈 수 없는 곳 ‘구치소’. 통상적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미결수용자들이 머무는 곳이다. 하지만 형이 확정된 ‘수형자’들이 머무는 공간도 있다. 구치소에서 취사나 불침번 등을 맡으며 남은 형량을 채우는 이들이 생활하는 곳이자 수형자들이 자치적으로 운영을 맡는 공간 ‘자치사동’이다.

29일 오전 남구 학익동에 위치한 인천구치소 자치사동인 1201동을 찾았다. 구치소에 들어가는 절차는 매우 까다로웠다. 휴대전화는 기본이고 라이터와 카메라 등 대부분의 소지품은 입구에서 맡겨졌다. 수첩과 볼펜만이 유일한 소지품이었다.

이번 구치소 방문은 이달 초 신임 박병용 인천구치소장이 취임한 이후 마련됐다. 박 소장은 국정농단의 핵심인 최순실 씨가 있었던 서울남부구치소를 책임졌던 인물이다.

박 소장과의 짧은 티타임을 마치고 구치소 내부를 둘러보기 전 주의해야 할 몇 가지를 공지받았다. 수용자들과의 대화 금지는 물론 이들을 자극하는 어떤 행위도 자제할 것, 사진 촬영 금지 등이다.

이어 올라간 12층의 자치사동은 성인 남성 네 명이 나란히 걸어가면 꽉 찰 정도의 복도가 이어졌다. 그 옆으로 수용자들이 생활하는 두꺼운 철문들이 줄지어 있다.

1201동은 크게 혼자서 사용하는 독거실과 여럿이 사용하는 혼거실로 나뉘어져 있다. 1201동 독거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머물렀던 서울구치소 독거실에 비해 다소 작은 5.38㎡ 규모이다. 아침에 다른 이들보다 일찍 일어나 배식을 준비하는 인원이나 불침번을 서야 하는 수용자들이 사용하는 공간이다. 두 사람이 누우면 비좁을 정도의 직사각형 형태로 돼 있다.

신문지를 세 장 정도 펼칠 수 있는 공간에 화장실이 마련돼 있다. 방에는 전국 구치소에서 공통으로 적용되는 ‘보라미 방송’을 볼 수 있는 텔레비전도 배치돼 있다. 보라미 방송은 수용자의 정서 안정 등을 위해 법무부 교정국에서 운영하는 방송이다. 뉴스나 드라마 등이 방영된다. 목욕실과 자율학습실, 영화감상실을 지나면 6~8명 정도가 함께 생활하는 혼거실이 위치해 있다.

이날 방문한 혼거실은 수용자들의 빨래가 한쪽 벽면에 가지런히 걸려 있었다. 사물함에는 라면과 과자, 약, 편지봉투 등 영치금을 사용해 구입한 사제 물건들도 다수 있었다. 면적은 16.69㎡로, 수용자들이 모두 누우면 어깨가 맞닿을 정도였다. 독거실보다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공간이었다.

1201동을 둘러본 이후에는 1층에 위치한 취사실과 구치소에 처음 들어오는 이들을 맞는 신입·전입검사실, 신체검사실, 면회실 등을 둘러봤다.

인천구치소 관계자는 "1201동에는 비교적 죄질이 가벼운 수형자 중에서 선별된 인원만이 머물게 된다"며 "인천구치소는 이들뿐만 아니라 수용자들의 교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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