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석.jpg
▲ 한희석 통계청 인천사무소장
무더위가 한풀 꺾인 9월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순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시기이다. 팬들의 응원도 뜨거워지고 팀과 선수의 성적 이외에도 각종 통계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는 시기이다.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포츠는 야구와 축구이다. 손흥민과 기성용 등이 활약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관심이 있는 축구팬은 대표적인 통계 데이터 회사인 옵타를 한 번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옵타는 유럽 프로축구 리그의 실제 경기시간, 운동량, 패스성공률, 유효 슈팅, 공격포인트, 직접프리킥 성공률 등을 분석해 방송사, 신문사, 언론기관 등에 통계를 제공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다른 스포츠에 비교해 다양한 통계를 사용하는 스포츠는 야구이다. 우리나라 프로야구단 관객은 2000년 251만 명에서 2016년 834만 명으로 3.3배가 증가했다.

 각종 프로 스포츠 시장이 커질수록 통계 기반 구단 운영의 중요성도 증가하고 있다. 오승환, 류현진, 추신수 등이 활약하는 미국 메이저리그는 세인트조지프대학의 션 포먼 교수가 개설한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가장 유명한 통계 사이트이다.

 미국 프로야구는 한국과 달리, 경기 기록지가 공개돼 있어 경기 기록지를 자발적으로 취합하고 정리해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하는 사이트가 바로 베이스볼 레퍼런스이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에서 제공하는 ‘WAR(Wins Above Replacement·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ESPN 등 여러 언론에서 대놓고 인용할 정도로 신뢰도가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초기에는 컴퓨터 기술의 수준 자체가 낮았던지라 꽤나 조잡한 환경이었지만 지속적인 데이터 처리기술 개선작업을 거쳐 오늘날 최고의 야구 통계 사이트가 됐다.

 각 구단은 유망한 신인 선수를 스카우트하고 싶은데 어떤 기준으로 발굴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과거 성적과 신체조건, 부상 전력, 강약 포지션, 인성, 정신력 등을 고려한다.

 대체로 기초 데이터로 알 수 있는 과거 성적과 신체조건, 부상 전력, 강약 포지션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로구단들은 유망주들을 선발한다.

 일반적으로 프로야구 초창기에 타자는 타율, 타점, 홈런, 장타율, 도루, 득점 등을 통해 역량을 판단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과거 지표와 더불어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WPA(승리확률을 높였는지 나타내는 기여도), 팀 수비 이닝 비중 등의 통계를 고려한다. 투수는 과거에는 구속, 구질, 방어율, 승률, 세이브, 피안타수, 홈런·안타·사구 허용 개수, 탈삼진 등을 통해 역량을 판단한다. 지금은 과거 지표 이외에도 홀드, 블론세이브, WPA, WAR, 퀄리티스타트(선발로 등판한 투수가 6이닝 이상 투구하고, 3자책점 이하로 막아 낸 경기), 투구 이닝수 등의 성적을 참고한다. 그러나 프로선수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치화할 수 없는 선수 인성과 정신력, 가정환경, 부상 전력도 중요하기 때문에 각 구단의 스카웃터들이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다.

 프로구단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정교한 통계 사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영국과 미국처럼 스포츠 통계 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프로선수들의 경기력이 향상되고 스포츠통계 종사자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더불어 수도권을 연고지로 하는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프로구단들이 고품질의 스포츠 통계를 기반으로 경기력 향상을 도모해 앞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기대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