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개성공단 재가동에 희망을 걸었던 인천 지역 피해 기업들이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망연자실(茫然自失)’하는 분위기다.

피해 기업들은 맘은 답답하지만 정부가 북핵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 주길 바라며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개성공단 피해 기업들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내년이면 개성공단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제재 국면에 변화가 있다면 무엇보다 개성공단 재개 문제를 우선적 과제로 풀어 나갈 것"이라는 정부의 방침을 수차례 밝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통일부도 부처 차원에서 지난 1일까지 ‘개성공업지구 시행세칙 분석 및 개선방안 연구’ 용역과제 수행자 공모를 내 개성공단 피해 기업들에게 희망을 안겨 줬다.

통일부는 향후 개성공단 재개를 염두에 두고 시행세칙을 개선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북한의 6차 핵실험 강행으로 지금으로서는 용역이 언제 끝날지조차 불투명해졌다.

인천 지역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모두 18곳이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1곳의 기업 본사가 인천을 떠났다.

한 피해 기업 관계자는 "내수경기까지 오랫동안 침체해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북핵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라고 연신 한숨을 쉬었다.

인천시 역시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개성공단 재개는 북한의 핵 실험과는 별개로, 경제논리로 볼 때 윈-윈하는 전략"이라며 "나중에라도 남북 당국이 의지를 갖고 대화에 나선다면 재개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경주 인천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장은 "북핵 문제가 빨리 해결되고 하루속히 개성공단이 재가동됐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우리들만 살겠다고 생각하면 국민들이 용서하겠느냐"며 "묵묵히 손실을 인내하며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다.

김덕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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