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습지생태공원 활성화 사업이 해양생태 체험의 거점보다는 경제와 관광 활성화를 우선한 계획들이 앞서 본래 취지를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 하반기에 추진하려 했던 ‘소래습지생태공원 활성화 및 모니터링 용역’은 재원 부족을 이유로 계획을 축소한 인천시가 소래습지생태공원에 해수족욕장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계획은 인천만이 가진 생태자원을 활용해 산업화하겠다며 지난 5월 유정복 시장이 발표한 ‘경제주권’의 대표 과제의 하나로 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고 한다.

생태공원은 도시 인근에서도 자연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자연생태계를 보호ㆍ유지하면서 자연학습 및 관찰, 생태연구·여가 등을 즐길 수 있게 조성한 공원을 말한다. 하지만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생태’는 인천시의 경제주권 과제에 밀려 족욕장만도 못한 신세로 전락했다. 습지환경에 적합한 프로그램 개발·운영 활성화가 절실한 상황에서도 지원에 소극적이다 보니 학술용역을 통해 공원 활성화 방안을 찾고 기초자료를 구축한다는 목표가 생태 모니터링만 진행하기에도 빠듯해졌다. 상황이 이러니 체험 프로그램 부족이라는 고질적 문제는 당분간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가 벤치마킹한 송도 센트럴파크 해수족욕장이나 중구 월미도에 조성된 족욕장을 보면 인근 볼거리들과 맞물려 이용객이 찾거나 기존 관광객이 많은 주말이나 휴가철에만 겨우 수요가 있다. 프로그램 운영이 미진한 상황에서 족욕장 조성은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질적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시설 조성이 갯벌·소금·탐조 등 해양생태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계획 수립과 체계적으로 맞물려 가야 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난해 공원 생태전시관을 방문한 18만 명 중 갯벌 체험 무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원은 1만5천 명에 그쳤다. 인근 인근 시흥갯골생태공원이 같은 기간 유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원만도 18만여 명에 달한 것과 비교된다. 시흥시가 공원 개방과 더불어 습지교육 프로그램 개발 용역을 진행하는 등 활용 방안을 고민한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족욕장 설치는 부대사업에 불과하다. 생태공원 당초의 목적에 부합하지 못할 뿐 아니라, 본말이 전도된 사업이다. 인천시는 사업의 우선순위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적정한 예산 작업에 나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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